지난 7월 경북 포항건설노조원의 포스코 점거농성을 지지하는 집회에 참석했다가 경찰의 시위 진압 과정에서 사망한 고 하중근 조합원의 장례식이 6일 포항에서 치러졌다. 이날 오전 서울 대학로에서 추모집회가 열려 100여 명의 참가자들이 고인의 넋을 기리며 광화문까지 10보1배를 하고 있다.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난항 겪던 하중근씨 장례식 치러져…사건 검찰로 송치
6일 포항건설노조원 하중근씨 장례식을 계기로 69일째 평행선을 달리고 있는 포항건설노조 파업이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노조의 요청으로 오는 8일 교섭이 재개될지, 관계당국의 중재 노력이 어느 정도 이뤄질지 주목된다. 장례식 계기 교섭진전 기대=하씨 장례식이 사망 37일만인 이날 권영길 민주노동당 원내대표와 단병호 의원, 건설노조원과 시민 등 150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포항 형산강 로터리와 포스코 본사 앞에서 ‘건설노동자 장’으로 치러졌다. 포항지역에서는 난항을 겪었던 하씨 장례식이 치러지고 사건이 검찰에 송치됨에 따라 사태가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도 있을 것이라는 희망섞인 관측이 나오고 있다. 평행선 달리는 노사=지난달 12일 ‘노사 잠정합의’가 노조 집행부의 반대로 해프닝으로 끝난 뒤 노사 양쪽은 협상을 하지 못하고 있다. 포스코는 포스코건설이 시공예정이던 포항제철소 내 파이넥스 관련 설비공사를 서희건설로 시공업체를 변경해 4일부터 공사를 시작했다. 또 2개 전문건설업체가 포스코 건설과의 계약을 포기한 데 이어 또다른 14개 업체도 자금난 등을 이유로 공사포기 각서 제출가능성을 비쳤다고 포스코건설은 밝혔다. 포스코건설쪽은 “조합원들의 현장복귀도 늘어 지난 4일부터 300여명 안팎의 조합원들이 현장에 복귀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포항제철소내 공사가 중단된 34개 현장의 필요인력은 4200여명이지만 포스코건설이 밝힌 작업인원은 노조원 300여명을 포함해도 필요인력의 30% 수준인 1300여명에 불과해 정상적인 공사는 어려운 실정이다. 관계당국의 중재 필요성=노조는 지난 5일 전문건설업체 쪽에 새로운 교섭단과 상견례를 8일 갖자고 통보한 상태다. 지난달 12일의 잠정합의가 해프닝으로 끝난 가장 큰 이유는 임금인상률보다는 기존 단협안 가운데 조합원 우선채용조항 삭제인 것으로 알려졌다. 포항지역 여론은 이번에 교섭을 재개하면 노사가 조금씩 양보하고, 노동부와 포항시도 적극 중재에 나서 사태를 매듭지어야 한다는 쪽으로 모이고 있다. 포항/박영률 기자 ylpa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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