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예산경찰서는 8일 매헌 윤봉길 의사 사당 본전에 걸린 박정희 전 대통령 친필 현판을 떼낸 혐의(공용물 손상 및 건조물 침입)로 양수철(46·전 민족문제연구소 충남지부장)씨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은 애초 양씨를 불구속 입건해 수사했으나, 대전지검 홍성지청 이준식 검사의 지휘로 이렇게 조처했다. 양씨는 9일 영장 실질심사를 받을 예정이다.
양씨는 지난 1일 아침 7시40분께 예산군 덕산면 시량리 충의사 담장을 넘어 윤 의사 사당 본전에 걸려 있던 ‘충의사’ 현판을 떼낸 뒤 부수고, 독립기념관에서 일반인들에게 전시한 혐의를 받고 있다.
양씨는 “독립운동에 목숨을 바친 윤 의사를 추모하는 사당 현판 글씨를 일제 일본군 장교로 복무하는 등 친일 행각이 드러난 박 전 대통령이 쓴 것은 민족의 수치”라며 “의기투합해 의거를 함께 모의한 백범 김구 선생의 글씨를 집자해 현판을 새로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파평 윤씨 대종회 회원 600여명은 이날 낮 12시께 충의사 주차장에서 ‘윤 의사 애국정신 누가 훼손했나’, ‘양수철 구속하라’ 등의 구호를 외치며 시위를 벌였다. 대종중 부회장 윤주(58·윤 의사 조카)씨는 “박 전 대통령이 대통령 자격으로 쓴 현판은 그 자체가 역사”라며 “나중에 교체 여론이 모아지면 모를까 지금은 원상복구해 후손에게 물려줘야 한다”고 말했다. 예산/송인걸 기자 ig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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