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어떻게…” 관심 쏠려
서울 서래마을 가정집의 냉동고에 버려진 두 갓난아기의 엄마로 확인된 베로니크 쿠르조(39)가 프랑스 사법당국에 긴급체포된 지 하룻만에 “두 갓난아기를 낳은 뒤 살해했다”고 자백했다.
〈로이터통신〉은 현지 경찰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베로니크가 ‘이란성 쌍둥이를 낳은 뒤 살해했으며, 남편 장 루이 쿠르조(40)는 이 사실을 알지 못했다’고 진술했다”고 11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이에 따라 베로니크가 ‘왜’ ‘어떻게’ 아기들을 숨지게 했는지에 수사력이 집중될 전망이다.
유전자 검사를 통해 아기들이 쿠르조 부부의 아이임을 정확히 밝혀냈던 한국 경찰은 크게 두 가지 의문을 제시했다. 첫째는 남편 몰래 저질렀다는 베로니크의 단독 범행 여부다. 베로니크는 “남편이 출장이 잦아 임신 사실을 숨길 수 있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내의 자백을 들은 뒤 장 루이는 큰 충격에 휩싸였다고 〈로이터〉는 이들의 변호사인 모랭의 말을 인용해 전했다. 그러나 아무리 출장이 잦았다고 해도 남편이 아내의 임신과 출산 사실을 몰랐을지는 여전히 의문이다.
남편이 몰랐다면 더더욱 ‘왜’에 관심이 쏠린다. 하지만 지금까지 한국 경찰 수사로는 윤곽조차 잡기가 쉽지 않다. 부부가 두 아들(11·9살)이 있다거나, 베로니크가 복막염증이 번져 2003년 12월 서울 강남의 ㄱ병원에서 임신기관 수술을 받았다는 사실 등 단편적 사실만이 드러나 있기 때문이다.
사건을 맡고 있는 프랑스 투르 검찰의 필립 바랭 검사는 10일 기자회견에서 “이번 사건은 이해하기 어려운 예외적 사건”이라면서 “사건과 관련된 요소들이 많아 당황스럽다”고 수사의 어려움을 토로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한국 쪽 수사가 한창이던 지난 7~9월 천현길 방배서 강력팀장은 “언론의 보도·취재에 대응하는 일이 가장 힘들었다”는 소회를 12일 밝혔다. 당시 많은 한국 언론들은 장 루이의 여성 편력을 전제로, 집 주변의 10대 소녀, 2~3명의 다른 여성 등을 갓난아기의 산모로 추정하기도 했다.
임인택 기자 imit@hani.co.kr, 파리/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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