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접촉? 간첩활동? 논란일듯
국정원 “회합·통신내용 중요”
당사자들 접촉 혐의 부인
386정치인 연루 가능성 제기
사건 발표시점 조절? 의구심
1980년대 학생 운동권 출신 인사들의 북한 공작원 접촉 의혹 사건을 수사 중인 국가정보원과 검찰은 26일 중국 베이징에서 지난 3월 북한 공작원을 만난 혐의(국가보안법의 회합·통신 위반)로 미국 시민권자인 장민호(44)씨와 이정훈(43) 전 민주노동당 중앙위원, 사업가 손정목(42)씨를 구속했다. 민병훈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판사는 “혐의 사실이 소명됐고, 증거 인멸의 우려가 있어 구속영장을 발부했다”고 밝혔다. 국정원은 또 이날 최아무개(41) 민주노동당 사무부총장과 사업가 이아무개(43)씨를 같은 혐의로 체포했다. 국정원은 이들이 북한의 지령을 받아 간첩 활동을 했는지 조사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국정원 관계자는 “이들이 모두 한 사건에 연루돼 있다”며 “북한 공작원을 왜 만났고 무슨 말을 나눴는지 등을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전 중앙위원은 영장실질심사에서 “장씨는 사업 관계로 만난 선배일 뿐이고, 북한 공작원을 만난 사실이 없다”며 “민중운동 진영을 포섭하라는 북한의 지령을 받았다는 국정원의 주장은 사실 무근”이라고 주장했다. 국정원은 장씨의 활동에 주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장씨는 81년 ㅅ대학에 입학했으나 이듬해 미국으로 건너갔다 다시 한국에 돌아와 정보통신 관련 사업을 했다. 장씨는 89년과 98년, 99년 북한을 방문했다고 국정원 관계자는 전했다. 국정원은 10여년 전부터 그의 행적을 감시해 왔으며, 최근 장씨 집에서 정치권과 시민단체 인사의 이름이 적힌 서류를 압수했다. 이정훈씨는 ㄱ대 총학생회 삼민투 위원장 출신으로 85년 미국문화원 점거농성에 관여했고, 영국에서 유학한 뒤 돌아와 출판사를 경영하며 영어 교재를 내기도 했다. 손씨는 ㅇ대 총학생회 간부 출신으로 컴퓨터 관련 사업 등을 했다고 주변 사람들이 전했다. 국정원에 체포된 최 사무부총장과 이씨도 각각 ㅎ대와 ㄱ대 학생운동권 출신이다. 국정원 관계자는 “북한 쪽과 무슨 내용으로 회합·통신했는지가 본질”이라며 “간첩 활동을 했다면 한국에서 누구를 주로 만났는지 등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검찰 안팎에서는 이들과 친분이 있는 80년대 학생운동권 출신 정치권 및 시민단체 인사들이 거명되고 있다. 이번 사건이 북한 핵실험 등으로 남북 관계가 미묘한 시점에 불거진 데 의구심을 나타내는 이들도 있다. 장씨가 마지막으로 북한을 방문한 게 99년인데, 6년이 지나서야 구속됐기 때문이다. 국정원 관계자는 “어느 정도 범죄 혐의를 입증할 자료가 갖춰져, 신병을 확보한 뒤 조사할 필요가 있었다”며 “북한 핵실험 사태와 시기가 공교롭게 일치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황상철 전정윤 기자 rosebud@hani.co.kr
당사자들 접촉 혐의 부인
386정치인 연루 가능성 제기
사건 발표시점 조절? 의구심
1980년대 학생 운동권 출신 인사들의 북한 공작원 접촉 의혹 사건을 수사 중인 국가정보원과 검찰은 26일 중국 베이징에서 지난 3월 북한 공작원을 만난 혐의(국가보안법의 회합·통신 위반)로 미국 시민권자인 장민호(44)씨와 이정훈(43) 전 민주노동당 중앙위원, 사업가 손정목(42)씨를 구속했다. 민병훈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판사는 “혐의 사실이 소명됐고, 증거 인멸의 우려가 있어 구속영장을 발부했다”고 밝혔다. 국정원은 또 이날 최아무개(41) 민주노동당 사무부총장과 사업가 이아무개(43)씨를 같은 혐의로 체포했다. 국정원은 이들이 북한의 지령을 받아 간첩 활동을 했는지 조사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국정원 관계자는 “이들이 모두 한 사건에 연루돼 있다”며 “북한 공작원을 왜 만났고 무슨 말을 나눴는지 등을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전 중앙위원은 영장실질심사에서 “장씨는 사업 관계로 만난 선배일 뿐이고, 북한 공작원을 만난 사실이 없다”며 “민중운동 진영을 포섭하라는 북한의 지령을 받았다는 국정원의 주장은 사실 무근”이라고 주장했다. 국정원은 장씨의 활동에 주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장씨는 81년 ㅅ대학에 입학했으나 이듬해 미국으로 건너갔다 다시 한국에 돌아와 정보통신 관련 사업을 했다. 장씨는 89년과 98년, 99년 북한을 방문했다고 국정원 관계자는 전했다. 국정원은 10여년 전부터 그의 행적을 감시해 왔으며, 최근 장씨 집에서 정치권과 시민단체 인사의 이름이 적힌 서류를 압수했다. 이정훈씨는 ㄱ대 총학생회 삼민투 위원장 출신으로 85년 미국문화원 점거농성에 관여했고, 영국에서 유학한 뒤 돌아와 출판사를 경영하며 영어 교재를 내기도 했다. 손씨는 ㅇ대 총학생회 간부 출신으로 컴퓨터 관련 사업 등을 했다고 주변 사람들이 전했다. 국정원에 체포된 최 사무부총장과 이씨도 각각 ㅎ대와 ㄱ대 학생운동권 출신이다. 국정원 관계자는 “북한 쪽과 무슨 내용으로 회합·통신했는지가 본질”이라며 “간첩 활동을 했다면 한국에서 누구를 주로 만났는지 등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검찰 안팎에서는 이들과 친분이 있는 80년대 학생운동권 출신 정치권 및 시민단체 인사들이 거명되고 있다. 이번 사건이 북한 핵실험 등으로 남북 관계가 미묘한 시점에 불거진 데 의구심을 나타내는 이들도 있다. 장씨가 마지막으로 북한을 방문한 게 99년인데, 6년이 지나서야 구속됐기 때문이다. 국정원 관계자는 “어느 정도 범죄 혐의를 입증할 자료가 갖춰져, 신병을 확보한 뒤 조사할 필요가 있었다”며 “북한 핵실험 사태와 시기가 공교롭게 일치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황상철 전정윤 기자 rosebu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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