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사람] 우주인 2차 선발된 포유류 큐레이터 안정화씨
2008년 우리나라의 최초 우주인에 도전한 3만6천명 가운데 30명이 추려졌다. 과학기술부는 27일 지난주말 1차 선발자 245명을 대상으로 체력평가와 영어면접 등 평가를 해 남자 25명과 여자 5명의 후보를 뽑았다고 밝혔다. 1200 대 1의 관문을 뚫은 것이다. 1차 합격자에서도 나이가 가장 많았던 조성욱(49·중앙대 교수)씨가 최고령을 이어갔고, 19살 대학생이 탈락하면서 박지영(23·카이스트 석사 과정)씨가 최연소 자리를 차지했다. 산업체 근무자가 9명으로 가장 많았고, 군인 6명, 교수·공무원·연구원·언론인 각 2명 등이 포함됐다.
이들 가운데 여성이면서 동물원 포유류 큐레이터라는 독특한 이력의 안정화(29)씨를 27일 경기 과천 서울대공원 동물원 앞에서 만났다. 안씨는 “생명의 기원에 대한 궁금증과 우주의 생명체에 대한 호기심에서 우주인 도전에 나섰다”고 했다. 어렸을 때부터 동물에 관심이 많았다. 대입 때도 “돈이나 유망성보다 내가 좋아했던 것이 무엇인지, 내가 살아가는 데 힘이 됐던 것이 무엇인지 고민한 뒤” 전공을 선택했다. 지난 8월 서울대 수의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을 때 논문 주제도 ‘멸종위기에 처한 산양의 유전적 다양성 분석’이다. “기회가 주어지면 우주로 동물을 데려가 실험을 하고 싶어요.” 가져가고 싶은 동물은 ‘코끼리’다.
1200대1 선발 경쟁 뚫은 30명 가운데 한명
‘호기심’ 앞서 동굴탐사·번지점프 등에 열광
외계 생명체 만나야 남자친구 사귈수 있을 것 안씨는 자신의 도전 정신이 ‘모험’을 좋아하는 성품에서 나왔다고 스스로 진단했다. 그의 취미는 ‘동굴 탐사’다. 한달에 한번 동호인과 함께 전국 각지의 새로운 동굴을 찾아다닌다. 틈이 나면 동물원 옆 놀이공원에 가 번지점프·스카이엑스 등을 즐긴다. 타고난 건 아니다. 유치원장이 어머니를 따로 불러 학교 적응이 어려울 수 있으니 유의하라고 할 정도였다. 안씨는 “대학 때 장애우 봉사동아리 등 활동을 하면서 많은 사람을 만나게 된 것이 성격을 바꾼 계기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이달 말부터 3박4일간 10명을 뽑는 3차 선발, 이어 최종 2명을 뽑는 4차 선발 때는 가속도와 저압상태 견디기, 비상탈출 요령, 폐쇄된 공간 적응력 등의 시험이 치러진다. 우주선이 발사될 때는 보통 기압의 3배, 지구로 돌아올 때는 4~5배의 기압을 견뎌야 하기 때문이다. 안씨는 “미국 동물원 인턴 때 동굴에 6시간 동안 갇혔다 혼자 탈출한 경험이 있다”며 “어두운 곳에서 견디는 것이라면 자신이 있다”고 했다. 2차 때와 마찬가지로 3차에도 영어 시험이 치러진다. 안씨는 그 흔한 토익 한번 본 적도 없고 외국 연수도 안 갔다 왔다. 대학원에 가서야 토플을 처음 봤다. “미국 인턴 1년이 영어 실력을 늘린 데 큰 도움이 된 것 같아요.” 안씨 업무의 하나는 동물의 ‘행동 풍부화’ 작업이다. 일종의 야생동물 복지프로그램으로, 서로 털을 골라주고 벌레를 잡아주는 침팬지에게는 짝을 꼭 붙여주도록 하는 따위의 일이다. “우주선에 탈 수 있다면 우주에 생명체가 있는지 꼭 보고 싶다”는 안씨는 애인이 있느냐는 질문에 “우주에 가야 내 남자를 만날 수 있을 것 같다”며 웃었다.
글 이근영, 사진 박종식 기자 kylee@hani.co.kr
‘호기심’ 앞서 동굴탐사·번지점프 등에 열광
외계 생명체 만나야 남자친구 사귈수 있을 것 안씨는 자신의 도전 정신이 ‘모험’을 좋아하는 성품에서 나왔다고 스스로 진단했다. 그의 취미는 ‘동굴 탐사’다. 한달에 한번 동호인과 함께 전국 각지의 새로운 동굴을 찾아다닌다. 틈이 나면 동물원 옆 놀이공원에 가 번지점프·스카이엑스 등을 즐긴다. 타고난 건 아니다. 유치원장이 어머니를 따로 불러 학교 적응이 어려울 수 있으니 유의하라고 할 정도였다. 안씨는 “대학 때 장애우 봉사동아리 등 활동을 하면서 많은 사람을 만나게 된 것이 성격을 바꾼 계기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이달 말부터 3박4일간 10명을 뽑는 3차 선발, 이어 최종 2명을 뽑는 4차 선발 때는 가속도와 저압상태 견디기, 비상탈출 요령, 폐쇄된 공간 적응력 등의 시험이 치러진다. 우주선이 발사될 때는 보통 기압의 3배, 지구로 돌아올 때는 4~5배의 기압을 견뎌야 하기 때문이다. 안씨는 “미국 동물원 인턴 때 동굴에 6시간 동안 갇혔다 혼자 탈출한 경험이 있다”며 “어두운 곳에서 견디는 것이라면 자신이 있다”고 했다. 2차 때와 마찬가지로 3차에도 영어 시험이 치러진다. 안씨는 그 흔한 토익 한번 본 적도 없고 외국 연수도 안 갔다 왔다. 대학원에 가서야 토플을 처음 봤다. “미국 인턴 1년이 영어 실력을 늘린 데 큰 도움이 된 것 같아요.” 안씨 업무의 하나는 동물의 ‘행동 풍부화’ 작업이다. 일종의 야생동물 복지프로그램으로, 서로 털을 골라주고 벌레를 잡아주는 침팬지에게는 짝을 꼭 붙여주도록 하는 따위의 일이다. “우주선에 탈 수 있다면 우주에 생명체가 있는지 꼭 보고 싶다”는 안씨는 애인이 있느냐는 질문에 “우주에 가야 내 남자를 만날 수 있을 것 같다”며 웃었다.
글 이근영, 사진 박종식 기자 ky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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