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3일 서울 중구 신당동 ‘행복도시락 1호점’ 직원들이 인근 212가구에 배달될 도시락을 싸는데 열중하고 있다. 사진 맨 앞이 김영이씨고, 1호점에는 직원 10명이 근무한다. 이정국 기자
기업 사회공헌
SK ‘행복도시락’ 대한생명-희망제작소 ‘해피시니어’
우리홈쇼핑-YMCA ‘영 시니어 보육 도우미’ 등 사업 “돈도 벌고 봉사활동도 하는 직장을 얻게 될 줄은 생각도 못했는데….” 지난 24일 오후 서울 중구 신당동의 ‘행복도시락 1호점’ 주방. 마스크를 쓰고 가운을 입은 김영이(58·여)씨의 손이 쉬지 않고 움직인다. 음식을 만들고 포장하느라 눈코뜰새 없지만, 마스크 위로 보이는 김씨와 김씨 동료들의 눈빛엔 여유가 넘친다. 간간히 웃음소리도 터져나왔다. 김씨가 준비하는 도시락은 저소득층 가정의 결식 아동들에게 돌아갈 소중한 ‘양식’이다. 김씨가 웃음을 되찾은 건 올해 2월 이곳 ‘행복도시락 1호점’이 문을 열면서부터다. 전업 주부였던 그는 지난해 10월 버스운전을 하던 남편이 건강 때문에 회사를 그만두면서 생계가 막막했다. 더구나 올해 마흔살의 정신지체장애인 큰 딸까지 함께 살고 있어, 김씨는 밤마다 쉽게 잠을 이루지 못했다고 한다. 궁하면 통한다고 했던가, 구직등록을 해놓았던 구청에서 “행복도시락이라는 곳이 있는데 일해볼 생각이 없느냐”고 연락이 왔다. 막막했던 삶에 조금씩 숨통이 트이기 시작했다. 이곳에서 하루 8시간 정도 일하면서 김씨가 받는 돈은 한달에 90여만원, 계약기간 10개월의 비정규직이지만, 본인이 원하면 얼마든지 연장할 수 있다. 김씨는 “처음해보는 사회생활이라 인간관계가 서툴러 고생했지만 지금은 모든 게 즐겁다”고 했다. 이선화 센터장은 “직원들 모두 어려운 처지에 있던 사람들이라 직장에 대한 애정이 남다르다”고 전했다. 기초생활수급자나 차상위계층 지원자 가운데 면접을 통해 이곳에 채용된 직원은 모두 10명이고, 매일 100여개의 도시락을 배달한다. 212가구가 도시락의 혜택을 보고 있다. 실직· 구직자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하고, 동시에 저소득층 아동들에게 도시락을 제공하는 이 사업은 현재 에스케이그룹이 설립한 ‘행복나눔재단’(이사장 조정남)이 맡고 있다. 급식센터는 현재 전국에 걸쳐 14개 사업소가 있고, 연말까지 11개의 센터가 더 생긴다. 사업을 통해 저소득층 271명이 새로운 일자리를 얻었다. 하반기 11개소가 더 생기면 438명이 새로운 일자리를 얻게 되고, 하루에 도시락 1만개를 배달할 수 있다. 김명륜 행복나눔재단 홍보팀 과장은 “그동안 사회공헌 활동이라는 것이 시혜적인 시각에서 일시적 이벤트로 그친것이 많았으나, 행복나눔재단의 경우 각계 전문가들이 기업의 사회공헌 활동에 체계적으로 도움을 주면서 항구적으로 운영한다는 데에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에스케이그룹 사례처럼 기업들이 직접 사회적 일자리를 만드는 사회공헌 활동에 뛰어드는 사례가 점점 늘고 있다. 지난달 21일에는 대한생명(대표이사 신은철)과 공익단체인 희망제작소(상임이사 박원순)가 은퇴한 고급인력들을 비영리기구(NPO)에서 일할 수 있도록 연결하는 ‘해피시니어’ 사업을 시작하기로 했다. 사업을 통해 내년 6월까지 은퇴자 인력에 대한 수요 및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해, 비영리기구에 인력을 소개하는 활동을 할 예정이다. 우리홈쇼핑(대표 정대종)도 직장 경험이 있으면서 지금은 일자리가 없는 ‘젊은 여성노인(Young-senior)’의 일자리 창출을 위해 와이더블유시에이(YWCA)의 ‘보육도우미’ 사업을 후원하고 있다. 지난 4월에 발대식을 가진 이 사업을 통해 현재 20여명의 보육도우미들이 전국에서 활동하고 있다. 또한 자체 방송을 통해 하루 평균 3회 ‘일자리를 찾아드립니다’라는 방송을 내보내고 있다. 기업의 일자리 창출형 사회공헌에 대해, 기업사회공헌 컨설팅 업체 ‘라임글로브’의 백경훈 전략기획팀장은 “기업의 입장에서 시민사회와 같이 상생한다는 의미에서의 지속가능한 경영 전략 차원으로 볼 수 있다”며 “기존의 단발성 행사에 비해 훨씬 세련된 사회공헌 마케팅”이라고 평가했다. 이정국 기자 jglee@hani.co.kr
우리홈쇼핑-YMCA ‘영 시니어 보육 도우미’ 등 사업 “돈도 벌고 봉사활동도 하는 직장을 얻게 될 줄은 생각도 못했는데….” 지난 24일 오후 서울 중구 신당동의 ‘행복도시락 1호점’ 주방. 마스크를 쓰고 가운을 입은 김영이(58·여)씨의 손이 쉬지 않고 움직인다. 음식을 만들고 포장하느라 눈코뜰새 없지만, 마스크 위로 보이는 김씨와 김씨 동료들의 눈빛엔 여유가 넘친다. 간간히 웃음소리도 터져나왔다. 김씨가 준비하는 도시락은 저소득층 가정의 결식 아동들에게 돌아갈 소중한 ‘양식’이다. 김씨가 웃음을 되찾은 건 올해 2월 이곳 ‘행복도시락 1호점’이 문을 열면서부터다. 전업 주부였던 그는 지난해 10월 버스운전을 하던 남편이 건강 때문에 회사를 그만두면서 생계가 막막했다. 더구나 올해 마흔살의 정신지체장애인 큰 딸까지 함께 살고 있어, 김씨는 밤마다 쉽게 잠을 이루지 못했다고 한다. 궁하면 통한다고 했던가, 구직등록을 해놓았던 구청에서 “행복도시락이라는 곳이 있는데 일해볼 생각이 없느냐”고 연락이 왔다. 막막했던 삶에 조금씩 숨통이 트이기 시작했다. 이곳에서 하루 8시간 정도 일하면서 김씨가 받는 돈은 한달에 90여만원, 계약기간 10개월의 비정규직이지만, 본인이 원하면 얼마든지 연장할 수 있다. 김씨는 “처음해보는 사회생활이라 인간관계가 서툴러 고생했지만 지금은 모든 게 즐겁다”고 했다. 이선화 센터장은 “직원들 모두 어려운 처지에 있던 사람들이라 직장에 대한 애정이 남다르다”고 전했다. 기초생활수급자나 차상위계층 지원자 가운데 면접을 통해 이곳에 채용된 직원은 모두 10명이고, 매일 100여개의 도시락을 배달한다. 212가구가 도시락의 혜택을 보고 있다. 실직· 구직자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하고, 동시에 저소득층 아동들에게 도시락을 제공하는 이 사업은 현재 에스케이그룹이 설립한 ‘행복나눔재단’(이사장 조정남)이 맡고 있다. 급식센터는 현재 전국에 걸쳐 14개 사업소가 있고, 연말까지 11개의 센터가 더 생긴다. 사업을 통해 저소득층 271명이 새로운 일자리를 얻었다. 하반기 11개소가 더 생기면 438명이 새로운 일자리를 얻게 되고, 하루에 도시락 1만개를 배달할 수 있다. 김명륜 행복나눔재단 홍보팀 과장은 “그동안 사회공헌 활동이라는 것이 시혜적인 시각에서 일시적 이벤트로 그친것이 많았으나, 행복나눔재단의 경우 각계 전문가들이 기업의 사회공헌 활동에 체계적으로 도움을 주면서 항구적으로 운영한다는 데에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에스케이그룹 사례처럼 기업들이 직접 사회적 일자리를 만드는 사회공헌 활동에 뛰어드는 사례가 점점 늘고 있다. 지난달 21일에는 대한생명(대표이사 신은철)과 공익단체인 희망제작소(상임이사 박원순)가 은퇴한 고급인력들을 비영리기구(NPO)에서 일할 수 있도록 연결하는 ‘해피시니어’ 사업을 시작하기로 했다. 사업을 통해 내년 6월까지 은퇴자 인력에 대한 수요 및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해, 비영리기구에 인력을 소개하는 활동을 할 예정이다. 우리홈쇼핑(대표 정대종)도 직장 경험이 있으면서 지금은 일자리가 없는 ‘젊은 여성노인(Young-senior)’의 일자리 창출을 위해 와이더블유시에이(YWCA)의 ‘보육도우미’ 사업을 후원하고 있다. 지난 4월에 발대식을 가진 이 사업을 통해 현재 20여명의 보육도우미들이 전국에서 활동하고 있다. 또한 자체 방송을 통해 하루 평균 3회 ‘일자리를 찾아드립니다’라는 방송을 내보내고 있다. 기업의 일자리 창출형 사회공헌에 대해, 기업사회공헌 컨설팅 업체 ‘라임글로브’의 백경훈 전략기획팀장은 “기업의 입장에서 시민사회와 같이 상생한다는 의미에서의 지속가능한 경영 전략 차원으로 볼 수 있다”며 “기존의 단발성 행사에 비해 훨씬 세련된 사회공헌 마케팅”이라고 평가했다. 이정국 기자 jg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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