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사회 사회일반

불법.폭력시위 민형사 대응 의무화 파장

등록 2006-11-30 15:46

지자체장 `표 의식' 난색..효과 `미지수'

정부가 불법.폭력 시위에 대해 민형사상 대응을 의무적으로 취하도록 각급 지방자치단체에 지시함에 따라 향후 시위문화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정부는 지난 24일 행정자치부 주재로 16개 광역자치단체 부지사.부시장이 참석한 가운데 비공개 연석회의를 열어 불법.폭력 시위에 대해 정부가 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취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특히 회의에서는 `각급 지방자치단체는 불법.폭력 시위에 대해 민.형사상 필요한 모든 조치를 반드시 취하라'는 내용의 대외비 공문을 작성, 16개 광역 시도와 246개 기초자치단체에 시달한 것으로 30일 확인됐다.

정부가 각종 불법.폭력 시위에 대해 민형사상 책임을 묻겠다는 방침을 처음으로 명문화한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정부의 이 같은 불법.시위에 대한 단호한 방침은 지난 24일 대국민담화에서 밝힌 대로 "불법.폭력에 대해 더 이상 관용은 없다"는 `무관용 원칙'에 따른 것이다.

이는 지난 94년 미국 뉴욕시가 도입한 같은 제도를 원용한 것으로 당시 뉴욕은 이 원칙에 따라 단순 경범에 대해서도 엄격하게 대처, 뉴욕 할렘가의 범죄를 40% 가량 떨어뜨렸다는 평가를 받았다.


최근 충북지방경찰청이 지난 29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저지 충북도민 궐기대회 시위를 주최한 충북도민운동본부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할 방침이라고 밝힌 것도 정부의 이번 방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정부의 이번 방침이 뉴욕처럼 불법.폭력 시위를 줄일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

우선 `민형사상 책임을 의무적으로 물으라'는 중앙정부의 지시를 지방정부가 실제 수용할 가능성이 낮아 보이기 때문이다.

지방자치제도 시행 이후 지역주민의 표를 의식할 수 밖에 없는 자치단체장들로선 `인정 사정없는' 민형사상 책임 제기에 적잖은 부담을 느낄 수 밖에 없는 게 사실이다.

행자부 관계자도 "지방자치제도 실현 이후 중앙정부의 지자체에 대한 지시는 과거와는 달리 강제성이 떨어지는 협조 차원의 당부 수준에 그친다고 봐야 한다"면서 "특히 선거를 의식할 수 밖에 없는 지자체장들이 중앙정부의 지시를 따르기는 쉽지 않다"고 실토했다.

또 대부분 시위의 주체들이 `사회적 약자'라는 점에서 이들에게 막대한 손실을 입힐 수 있는 민형사상 책임 제기는 국민 정서상 큰 공감을 얻지 못할 것이란 비판도 있다.

이태호 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은 "국민 누구도 불법.폭력 시위에 대해선 스스로 책임을 져야 한다"고 인정하면서도 "최근 반(反)FTA 시위로 촉발된 불법.폭력 시위 문제에 대해 정부가 강경대응하기에 앞서 먼저 FTA라는 정책을 민주적으로 추진하고 있는지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정책 결정.집행의 절차가 먼저 민주화되지 못하는 상황에서 이해관계자들에게 일방적인 이해를 구하는 것은 결국 정부가 시위의 과격화를 유도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비판했다.

아울러 시위가 과격양상으로 치닫는 것은 이해관계자들의 상황이 그만큼 절박하다는 것을 나타내는 동시에 정부가 대화로 사태를 해결할 능력이 없음을 자인한 것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있다.

이강원 기자 gija007@yna.co.kr (서울=연합뉴스)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사회 많이 보는 기사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1.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2.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3.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4.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5.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