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동포 ‘제임스 김’과 그의 딸
가족 고립뒤 구조요청 나섰던
재미동포 ‘제임스 김’ 숨진채 발견
재미동포 ‘제임스 김’ 숨진채 발견
“그는 진정한 영웅이다!”
미국 오리건주에서 조난사고를 당한 뒤 가족을 살리고자 홀로 폭설을 헤치고 구조 요청에 나섰던 한국계 미국인 제임스 김(35·사진)이 끝내 가족들 곁으로 돌아오지 못했다.
오리건주 조세핀카운티의 브라이언 앤더슨 경찰국장 대리는 6일(현지시각) “오늘 낮 12시3분께 로그 강가 계곡에서 제임스 김의 주검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앤더슨은 또 “그는 매우 의지가 강했다 … (가족을 위해) 먼 길을 걸었다”고 덧붙였다.
정보기술(IT) 전문 매체인 <시넷>(CNET)의 수석편집장인 제임스 김은 지난달 18일 추수감사절 연휴를 맞아 아내 케이티(30), 두 딸 페넬로페(4), 사빈(7개월)과 함께 북서부 해안지대로 여행을 떠났다가 25일 조난당했다. 5번 고속도로를 타고 가다 42번 도로로 바꿔야 했으나, 이를 놓치면서 시스키유 국립공원의 산악 도로에서 폭설에 갇힌 것이다.
식량이 떨어지자 아내는 딸들에게 모유를 먹이며 버텼다. 결국 갇힌 지 일주일이 되도록 구조대가 오지 않자, 제임스는 구조를 요청하러 가겠다는 결단을 내렸다. 이틀 뒤인 4일 가족들은 극적으로 구조됐다.
제임스의 사망이 확인된 뒤 그의 친구가 개설한 웹사이트와 <시넷> 홈페이지에는 많은 누리꾼들이 추모글을 남기고 있다. <시넷>에 글을 남긴 한 누리꾼은 “당신 남편은 아버지와 남편의 진정한 의미가 무엇인지 보여줬다”며 유가족을 위로했다. 제임스의 동료였던 케빈 로즈는 “그는 항상 가족 사진을 품고 다녔다”고 회상했다.
박현정 기자, 연합뉴스 sara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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