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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나 검사장인데…” 신종 전화사기

등록 2007-01-13 10:41

지난해말 극성 중국계 범죄단
수법 바꿔 현금인출기서 돈빼내
지난해말 극성을 부렸던 중국계 전화사기단의 사기 행각이 이젠 현직 검사장을 실명으로 사칭하는 데까지 이르렀다.

지아무개(68·서울 동작구 상도동)씨는 지난 10일 오후 3시께 자신을 법원 직원이라고 밝힌 한 여성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금융사기 사건에 연루돼 있으니 15일까지 법원에 출석해야 하며 자세한 내용을 알고 싶으면 9번을 누르라’는 안내 전화였다. 깜짝 놀란 지씨는 영문도 모른 채 전화기 9번 단추를 눌렀고 이어 서울경찰청 직원이라는 한 남성에게 연결됐다.

이 남자는 피해자가 350여명에 이르는 15억여원짜리 금융사기 사건이 일어나 수사중이라며 지씨 휴대전화번호 등을 캐묻더니, “더 이상 통장에서 돈이 빠져나가지 않도록 보호해야 한다”며 “은행 현금인출기 앞에 가 기다리라”고 말했다. 잠시 뒤 지씨가 집 근처 ㅅ은행 현금인출기에 도착하자 또다른 남성이 휴대전화로 전화를 걸어왔다.

그는 자신을 ‘현직 검사장 이아무개’라고 소개하면서 “의심스러우면 확인해보라”며 전화번호를 알려줬다. 이 번호는 실제 이아무개 검사장이 근무하는 검찰청의 민원상담센터 전화번호였다. 전화로 이를 확인한 지씨는 상대방이 시키는 대로 현금인출기를 조작했고 결국 현금 498만원이 통장에서 빠져나갔다.

이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서울 동작경찰서는 12일 “빠져 나간 돈이 중국인 명의의 통장에 입금됐고, 전화를 건 범인들이 중국동포 말투를 사용한 점 등으로 미뤄 최근 잇따르고 있는 중국계 전화사기단의 범행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재명 기자, 윤은숙 수습기자 mis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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