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인권운동본부(공동대표 조용범·박노해)는 23일 “유명인의 자살 관련 보도가 비슷한 처지의 사람에게는 자살을 부르는 ‘신호탄’이 될 수도 있다”며 모방 자살을 막기 위해 선정적인 자살 보도를 삼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운동본부의 설명을 들어보면, 2005년 2월 영화배우 이은주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뒤 자살자 수는 같은달 738명에서 다음달 1313명으로 1.78배나 늘어났다. 당시 언론에서는 하루 평균 55.7건의 자살 사건 보도를 쏟아냈고, 자살 원인을 우울증으로 단정한 기사도 하루 평균 12건에 이르렀다.
또 2004년 2~4월 사이 남상국 전 대우건설 사장, 박태영 전남지사 등이 잇따라 자살한 뒤에도 같은해 2월 957명이던 자살자 수가 5, 6월에는 각각 1184명과 1137명으로 늘었다.
조용범 공동대표는 “최근 목숨을 끊은 가수 유니의 경우에도 연예계 경쟁주의와 누리꾼 악플(악성 댓글) 등 사회·문화적 원인부터 정책적 문제, 개인적 병리 요인 등을 종합적으로 고찰해 보도함으로써, 시민들이 적극적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말했다.
전진식 기자 seek16@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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