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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신기법 마케팅수단? 반사회적 허위광고?

등록 2007-02-06 16:04수정 2007-02-06 16:18

문제의 광고는 주요 포털들에 노출되어 5일 내내 인기검색어에 올라 있었다.
문제의 광고는 주요 포털들에 노출되어 5일 내내 인기검색어에 올라 있었다.
대대적 홍보효과 거둔 ‘낸시랭 실종사건’ 광고는 정말 성공했나?
“실종된 유명 여성 행위예술가를 찾아라”

5~6일 누리세상에서는 대대적인 실종자 찾기 소동이 일었다.

실종자는 갑남을녀도 아닌, 누리세상에서 이름이 널리 알려진 유명 여성 행위예술가여서 더욱이 관심이 높았다. 유명인이 실종됐다는 소식에 “이게 또 무슨 일이야~”하며 마우스를 눌렀던, 누리꾼은 제대로 ‘낚였다.’

‘낸시 랭 실종사건’은 한국을 대표하는 유명 전자회사의 광고였다. 엘지전자는 이 광고에 대해 전문용어를 동원해, 자화자찬을 아끼지 않았다. “국내 최초로 ‘페이크(fake) 다큐멘터리 기법’(실제와 가상을 섞어 놓은 광고 기법)을 쓴 각광받는 마케팅 기법이다.”

광고가 나오자마자 주요 포털에서는 ‘낸시랭’이란 단어도 인기검색어로 올랐다. 하지만 인기검색어가 인기를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수 많은 누리꾼들은 ”낚였다”, “속았다”라며 댓글을 이어가고 있다. 실종자를 둔 가족들은 ‘실종자 이용 광고’에 분노하고 있다.

불똥은 낸시 랭에게도 튀었다. 평소 톡톡튀는 행동은 수 많은 ‘안티’를 거느리고 있는 그였지만, 문화계 소식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나 관심을 갖는 수준이었다. 하지만 이번 광고로 낸시 랭은 자칫 전 국민을 안티로 거느려야 될지 모르는 상황에 처했다.

네이버 지식in에는 “실종됐다고 한 낸시 랭이 누구냐”는 질문이 줄을 잇고 있다. 하지만 그 어느 하나 ‘긍정적’ 답변은 찾아보기 힘들다.


엘지전자 “CSI 인기 보고 광고 기획했다”

엘지전자의 낸시랭 실종사건 홈페이지.
엘지전자의 낸시랭 실종사건 홈페이지.

엘지전자에 따르면 광고는 앞으로 회사의 주력모델이 될 와이드 LCD모니터를 홍보하기 위해서 기획되었다. 기존 LCD모니터가 포화상태인 시장상황에서 새로운 타개책으로 와이드 모니터를 내세우고 공격적인 광고를 시작한 것이다. 해당 사이트(www.lge.co.kr/event/flatron/200702/05_event/week01/index.jsp)도 초기에 일반 모니터와 와이드 모니터를 선택할 수 있도록 기획되었다. 엘지전자의 관계자는 6일 〈한겨레〉와의 통화를 통해 “와이드 모니터로 해당 사이트(낸시랭 실종사건)를 볼 때 더욱 실감있는 영상을 체험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의도한 바와 다르게 비난 여론이 거세지자 엘지전자쪽은 조심스레 추이를 지켜보는 중이다. 이 관계자는 “인기외화 시리즈인 CSI가 인기를 끄는 것을 보고 CSI에 열광하는 세대와 와이드 모니터의 주소비층이 같다는 분석아래 광고를 기획했다”며 “누구나 봐도 뻔히 광고로 보이는데 너무 부정적인 면으로만 이목을 끄는것 같아 아쉽다”고 해명했다.

실종자 가족들 “어이가 없어 말이 안나온다”

올블로그 등 메타블로그 사이트에는 ‘낸시 랭’이 주요태그가 되면서, 블로거들의 비판적인 포스트가 줄지어 올라왔다.

하지만 ‘실종자 소재광고’에 가장 어이가 없는 사람들은 실종자 가족들이다. 이들은 분노를 넘어 허탈하다는 입장이다. 전국실종아동인권찾기협회 최용진 대표는 “어이가 없어 말이 안나온다”며 “엘지전자 정도면 그런 인륜을 저버리는 비상식적인 광고를 하면 안되는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그는 “용서가 안된다”며 끝내 말을 잇지 못했다.

소비자의 주의 환기만을 최우선시한 채 거짓에 바탕해 홍보하는 광고를 ‘신개념 광고’라고 홍보하는 상황에서 한 누리꾼은 혹 나타날지 모를 사태에 대한 우려를 표시했다. 누리꾼 ‘blueplus777’은 “만약 내 친지중 누군가가 납치, 실종되었다면 약간의 착각으로 끝날까?”라며 “앞으론 토막살인이 났다. 한 토막이 사라졌다. 찾아라 이벤트, 여러 남자에게 성폭행당했다. 임신했다. 누가 아빠일까 찾아라 이벤트도 나오는거 아니냐”고.

〈한겨레〉온라인뉴스팀 이정국 기자 jg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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