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 총학생회가 이 대학에 근무한 전·현직 교수와 교직원 등의 친일 행적을 조사해 발표하기로 한 가운데, 연세대 학생들도 학교 관련 인사들의 친일 행적을 조사하기로 하는 등 대학가에 ‘과거사 청산’ 작업이 확산되고 있다.
연세대 민주노동당 학생위원회는 18일 오전 이 학교 초대 총장을 지낸 백낙준 박사 동상 앞에서 ‘일본의 군국주의화 저지와 연세대 친일청산을 위한 투쟁계획 발표 기자회견’을 열어, “일제의 침략전쟁에 동참할 것을 호소한 백낙준 전 총장을 포함해 연세대 안의 친일파 명단을 파악해 이들에 대한 올바른 평가를 내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민노당 학생위는 우선 일제의 ‘대동아전쟁’을 ‘성전’으로 묘사한 백 전 총장의 글 등 친일 행적을 밝힐 수 있는 자료들을 찾아 전시하는 한편, 교내에 설치된 백 전 총장의 동상을 철거하는 운동에 들어가기로 했다. 또 연세대의 전신인 연희전문학교 5대 교장을 지낸 유억겸의 이름을 딴 ‘유억겸 기념관’도 그의 친일 행적을 들어 명칭 변경운동을 벌이기로 했다.
박이정엽 민노당 학생위원장은 “학교와 국가의 지도자로 살아온 사람들의 허물을 덮어버리기만 한다면 학교는 물론 나라의 미래에도 희망은 없다”며 “학내 친일청산에 학생들은 물론 교직원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촉구한다”고 말했다.
김남일 기자 namfic@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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