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사회 사회일반

검사하면 떠오르는 생각? “검사를 CCTV로 감시하겠다”

등록 2007-02-28 14:39

검찰의 새 인터넷 홍보매체 ‘뉴스프로스’
검찰의 새 인터넷 홍보매체 ‘뉴스프로스’
검찰, 인터넷 홍보매체 ‘뉴스프로스’ 창간
문 : 검찰하면 어떤 단어가 떠오르십니까?

답 : 대단함, 존경함. 존경스러우면서 비호감이다. 극과 극이다. 내가 만일 검찰총장이 된다면, 폐쇄회로 카메라를 설치해 전국의 검사 한사람 한사람을 감시하겠다. 두 얼굴을 가진 사람들을 조사하겠다. 그 사람들(검사)에게도 감시받고 있다는 것을 각인시켜 나쁜 짓을 할 수 없도록 만들겠다.

설 연휴를 앞둔 지난 15일 서울 강남 압구정동. 대검찰청 홍보담당관실 김진숙 부공보관은 녹음기를 쥔 손이 얼어붙자 연신 입김을 불었다. 새 인터넷 홍보매체〈뉴스프로스〉 창간호 ‘마감’이 코앞에 닥쳤지만, 기사를 만들기 위한 길거리 인터뷰는 쉽지 않았다. 매일 아침 10개 종합일간지의 검찰 관련 기사를 보며 가끔 ‘이렇게 쓰면 나도 기자하겠다’고 생각하던 그녀였다. 그러나 귀찮다는 듯 녹음기를 피해 간 시민만 벌써 10명째. 건너편에서 매운 바람에 발을 구르던 박지영 실무관과 김 부공보관의 눈이 마주치자, 둘은 ‘코멘트 한마디 따는 게 쉽지 않구나’라고 동시에 생각한듯 고개를 끄덕였다.

검찰 하면 뭐가 떠오르게요 “비리요” “일제 때 순사요”

검찰이란 말에 떠오르는 단어를 묻자 반응은 차가웠다. “비리가 생각난다(대학생)”“검사들이 처벌 잘 하지 않고 서로 잘 덮어주려 하지 않나요?(대학생)”“검찰하면, 일제시대 순사가 생각난다(교사)”“톱니바퀴. 검찰은 모든 사건을 톱니바퀴 돌듯 똑같이 처리하고 변화를 싫어하는 것처럼 느껴진다(학원 강사)”. 신부수업중이라는 이아무개(32)씨는 심지어 폐쇄회로 카메라를 설치해 검사를 ‘검사’하겠다고 나섰다.


거리에서 지인을 기다리다 우연히 인터뷰에 응한 탤런트 ‘똑순이’ 김민희(본명 김윤경)씨가 “신뢰·정직이라는 단어가 떠오른다”며 유일하게 따뜻한 답을 건넸다.〈한국방송〉에서 라디오 프로그램을 진행중인 김씨는 “라디오를 진행하며 느꼈는데, (검찰 관련) 좋은 뉴스가 별로 없는 거 같다. 계속 좋은 소식 있도록 깨끗한 수사로 사회가 맑아지길 빈다”고 말한 뒤 걸음을 옮겼다.

검찰이 종이매체인〈검찰가족〉을 없애고 인터넷 매체〈뉴스프로스〉를 지난 25일 창간했다. ‘프로스’는 검사를 뜻하는 영어 ‘프로서큐터’를 말한다. <뉴스프로스>는 법조인·언론인과 대검 홈페이지 회원 등 8만5천여명에게 매달 전자우편으로 전달된다. 창간호에는 정상명 검찰총장과 첫 명예검사로 활동했던 영화배우 안성기씨의 인터뷰, 검찰 혁신 활동 등의 소식도 실렸다. 대검 김진숙 부공보관은 “인터넷의 중요성을 실감해〈검찰가족〉을 없앴다. 6달전부터 예산을 배정받아 준비했고 홍보담당관실 4명이 석달전부터 본격적으로 작업했다”고 설명했다.

검사 직업만족도 조사, “경제적 부족·완벽한 일처리”가 어려움

드라마〈대조영〉을 즐겨본다는 정 총장은 “직설화법 때문에 손해를 본다”고 ‘인간적인 면모’를 털어놨고, 안성기씨는 “친근한 검찰 이미지를 위해 점잖은 분위기의 사람 외에 개그맨 유재석씨 등 다양한 성향의 사람을 명예검사로 초빙해도 좋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창간호의 반응은 뜨거웠다. 시민들은 앞다퉈 답장을 보냈다. 김아무개씨는 “기사내용이 신선했다. 창간호 점수는 ★★★★★ (별 다섯개)입니다”라고 썼다. 한 대학교수는 “기업에서 제너럴일렉트릭이 세계적 벤치마킹 대상이었다면 공공기관에는 대한민국 검찰청이 세계적 벤치마킹 대상이 되시길 기원합니다”라며 축하했다. 유상범 대전지검 논산지청장도 수고했다며 직접 댓글을 달았다.

한편 창간호가 검사 388명을 대상으로 직업 만족도 설문조사를 한 결과, 84%가 직업 선택 이유로 ‘사회적 정의 실현’을 꼽았지만, 25.7%가 ‘직업 선택 뒤 검사에 대한 생각이 달라졌다’고 답했다. 직장 생활에서 어려운 점을 묻는 질문에 33.3% 가 ‘경제적 부족’을 꼽았고, 완벽한 일처리(32.2%), 주변의 부정적 인식(14.2%), 조직 내 인간관계(14.2%), 각종 청탁성 민원(3.6%)항목이 뒤를 이었다. ‘피하고 싶은 상사’로는 55.4%가 ‘신경질적인 상사’를, 22.9%가 ‘무능한 상사’를 꼽았다. 김 부공보관은 “언론을 매개하지 않고 거리에서 직접 시민과 만났던 경험이 좋았다. 다음호도 기대해달라”고 말했다. http://enews.spo.go.kr/publish/php/mainview.php로 접속하면 창간호를 볼 수 있다.

<한겨레> 고나무 기자 dokko@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사회 많이 보는 기사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1.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2.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3.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4.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5.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