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인 의원(무소속)과 론스타게이트 국민행동(대표 허영구) 주최로 6일 국회에서 열린 ‘한국사회의 성역, 김앤장 법률사무소의 문제점과 대안 토론회’에서 임 의원을 비롯한 참석자들이 토론을 하고 있다. 이종찬 선임기자 rhee@hani.co.kr
정부관료로 영입되거나 위원회 참여
임종인 의원 “법률 제·개정에도 영향”
임종인 의원 “법률 제·개정에도 영향”
‘김앤장’ 문제점 토론회
김앤장 합동법률사무소가 정부 부처와 인적 교류를 통해 정부 정책에 영향력을 행사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임종인 의원(무소속)과 론스타게이트 국민행동(대표 허영구)은 6일 국회에서 ‘한국사회의 성역, 김앤장 법률사무소의 문제점과 대안 토론회’를 열어, “정부 고위직에 있던 김앤장 고문들이 공공의 이익에 반하는 부패 커넥션을 이뤄 행정·입법·사법부 전 부분에 부패 문화를 만연시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임 의원 등은 전날 공개한 자료에서, 김앤장 소속 변호사와 고문들이 정부 고위 관료로 영입됐다 되돌아오는 이른바 ‘회전문 인사’를 통하거나, 정부의 각종 위원회에 직접 참여하는 등의 방법으로 정부 정책에 영향력을 행사한다고 지적했다. 임 의원은 특히 김앤장 고문들의 출신 부처가 재무·세무·금융 분야와 공정위 등 경제부처에 집중돼 있다고 강조했다.
임 의원 등은 대표적 인사로 이헌재(63) 전 경제부총리를 꼽았다. 이 전 부총리는 김대중 정부시절 초대 금융감독위원장과 재정경제부 장관을 지낸 뒤 김앤장 고문으로 있다 참여정부 시절 경제부총리를 맡았다. 퇴임 뒤에는 다시 김앤장 고문을 맡아 지난해 4월까지 일했다. 검찰을 떠나 김앤장에 영입된 박정규(59·사법연수원 12기) 변호사는 2004년 2월부터 2005년 1월까지 청와대 민정수석을 맡았고, 지난해 8월 공정거래위원회 심결지원 2팀장에 임명된 박익수 변호사는 직전까지 김앤장에 소속돼 공정위를 상대로 낸 각종 행정소송에서 원고 쪽을 대리했다. 임용 당시 8건의 사건을 맡았던 박 변호사는 팀장으로 임명되자 법원에 사임계를 냈다.
임 의원 등은 또 김앤장의 영향력이 각종 법률의 제·개정에도 미친다고 주장했다. 임 의원 등은 자료집에서 “김앤장은 개정 증권거래법 등 4개의 법률 제·개정에 관여했으며, 정부의 각종 위원회에 자문위원이나 지원단으로 참여하고 있지만 정확하게 그 내용이 알려져 있지 않다. 이들이 김앤장의 업무와 이해가 충돌할 때 어떻게 해소하는지 알려면 실태 파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김앤장이 노무현 대통령과 사법시험(17회)·사법연수원(7기) 동기 출신 인사들을 앞세워 영향력을 행사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임 의원은 통상산업부 반도체칩 심의조정 위원인 양영준 변호사를 비롯한 사법연수원 7기 출신 변호사 3명이 김앤장 소속으로 있으면서 경제부처 자문위원 등으로 활동한 것을 근거로 들었다.
이날 토론회는 허영구 론스타게이트 국민행동 대표, 장화식 투기자본감시센터 정책위원장, 김기준 금융경제연구소 이사장, 민경한 민변 사법위원회 위원장 등이 토론자로 나섰다.
한편, 민경한 변호사는 이날 발제에 앞서 “토론회를 준비하면서 김앤장 소속의 민변 회원이 민변 집행부에 항의 전자우편을 보내고 민변 회장에게도 전화했다는 말을 전해 들었다. 또 김앤장의 중견 변호사가 주말 내내 내게 전화를 했다”고 밝혔다. 고나무 기자 dokko@hani.co.kr
판·검사 출신 다른 로펌의 두배
실력 검증된 ‘젊은피’ 영입 특징
김앤장은 법원과 검찰에서 경력을 쌓은 ‘전관’ 출신 변호사의 영입에 있어서도 다른 로펌들과 질적인 차이를 보인다.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가 지난해 11월 내놓은 자료를 보면, 김앤장은 최근 5년 동안 32명의 판·검사 출신 변호사를 영입했다. 바른(17명), 화우(17명), 로고스(16명), 광장(15명) 등 다른 주요 로펌들의 두배 수준이다. 현재 김앤장에서 일하고 있는 판·검사 출신 변호사는 80명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 또한 화우(45명), 태평양(34명), 바른(34명) 등 다른 로펌들을 크게 앞지른다.
김앤장의 ‘전관’ 영입의 특징은 의외로 고위직 출신이 적다는 점이다. 지난 5년 동안 김앤장은 판사 출신 변호사 18명을 영입했는데 고법 부장판사급 이상 고위 법관은 단 한 명도 없고, 지법 부장판사 5명과 평판사 13명을 영입했다.
김앤장은 올 초 법원·검찰 정기인사 때 법원행정처 송무심의관을 지낸 김유진 전 판사와 ‘담배소송’ 주심을 맡았던 이춘수 전 판사, 서울중앙지검 특수부 윤주영 전 검사 등 평판사·평검사 출신들을 영입했다. 김앤장은 지난해에도 김상근 전 동부지법 부장판사,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을 수사했던 이병석 전 대검 중앙수사부 검사, 컴퓨터 수사 전문가인 구태언 전 검사, 연쇄살인범 유영철 수사를 맡았던 최관수 전 서울중앙지검 검사 등 실력이 검증된 젊은 판·검사들을 주로 영입했다.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 박근용 팀장은 “김앤장은 주로 컨설팅과 자문계약 등을 통해 큰 수익을 올리는 만큼, 정부 쪽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고위 관료 출신들과 함께, 그 뒤를 받쳐 열심히 일할 수 있는 실무형 법조인들을 선호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순혁 기자 hyuk@hani.co.kr
‘김앤장’에 근무하다 정부에 몸담은 인사들/소속인사들
한편, 민경한 변호사는 이날 발제에 앞서 “토론회를 준비하면서 김앤장 소속의 민변 회원이 민변 집행부에 항의 전자우편을 보내고 민변 회장에게도 전화했다는 말을 전해 들었다. 또 김앤장의 중견 변호사가 주말 내내 내게 전화를 했다”고 밝혔다. 고나무 기자 dokko@hani.co.kr
판·검사 출신 다른 로펌의 두배
실력 검증된 ‘젊은피’ 영입 특징
5대 로펌의 판검사 출신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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