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사회 사회일반

‘반FTA집회’ 경찰 과잉대응 왜? “강경 선회, 청와대 의중 실린 듯”

등록 2007-03-12 19:44수정 2007-03-12 23:09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저지 범국민운동본부 회원들이 12일 밤 서울 광화문 시민열린마당에서 정부의 일방적 양보를 규탄하며 모포를 뒤집어쓴 채 단식농성을 벌이고 있다. 장철규 기자 <A href="mailto:chang21@hani.co.kr">chang21@hani.co.kr</A>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저지 범국민운동본부 회원들이 12일 밤 서울 광화문 시민열린마당에서 정부의 일방적 양보를 규탄하며 모포를 뒤집어쓴 채 단식농성을 벌이고 있다. 장철규 기자 chang21@hani.co.kr
시민단체 “집시법 불복종 운동”
집회 금지, 상경 차단, 원천 봉쇄, 폭력 진압…. 경찰이 최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반대 시위를 막기 위해 취한 조처들이 군사정권 때 못지않다는 비난이 일고 있다. 인권단체들은 이런 상황을 헌법적 권리에 대한 공권력의 심각한 도전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반대 목소리 원천 봉쇄=서울경찰청은 지난해부터 올해 3월11일까지 신고된 한-미 자유무역협정 관련 집회 124건 중 76%인 94건을 금지통고했다. 같은 기간 동안 총 집회신고 3만7532건 중 327건을 금지한 것에 견줘 매우 높은 비율이다.

경찰은 지난해 11월22일 ‘한-미 자유무역협정 저지 범국민운동본부’(범국본)의 총궐기대회 때 일부 지방에서 일어난 방화 등 폭력 사태 이후 범국본과 산하 단체의 집회를 내용과 무관하게 모두 금지하고 있다. 민주노총과 민주노동당, 전국한우협회의 집회가 한 차례씩 ‘허용’됐을 뿐이다.

이에 따라 각종 집회는 ‘미신고 집회’가 되고 경찰은 이를 원천 봉쇄 하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 또 총궐기대회 때마다 전국 각지의 농민회, 노총 및 단위 사업장에 정보과 형사들이 진을 치고, ‘집회 참가 우려자’에 대해 거주 이동의 자유를 제한하는 조처가 취해졌다.

경찰이 무리하는 이유는?=지난해 11월 폭력 사태 뒤 정부 차원에서 불법 집회에 대한 ‘무관용 원칙’을 천명한 게 경찰의 강경 대처를 부른 것으로 보인다. 당시 국무회의에 배석한 이택순 경찰청장은 각 부처 장관들에게서 “경찰이 폭력집회에 대응을 제대로 못한다”는 핀잔을 들은 뒤 강경 기조로 돌아선 것으로 알려졌다.

근본적으로는 한-미 자유무역협정이 현 정부의 핵심 정책이라는 점에서, 경찰의 과잉 대응을 청와대의 의중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경찰청에 근무하는 한 경감급 간부는 “원천 봉쇄를 비롯해 주요한 집회·시위에 대한 경찰의 대응방침은 간접적으로는 청와대의 묵시적 동의, 직접적으로는 청와대에 파견된 치안정책 비서관이나 경찰청 국장들을 거치게 돼 청와대 쪽의 의중이 실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유태열 청와대 치안비서관은 “청와대는 경찰의 집회 대응에 일절 관여하지 않고 있다”며 “나 역시 경찰청에 그런 지시를 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의 장유식 변호사는 “정부가 전반적으로 옹색한 위치에서 협상을 하면서 빚어지고 있는 일”이라며 “국민들의 의견 통로를 정부의 정책 목표나 행정에 반한다는 이유로 제한하는 것은 심각한 문제”라고 비판했다.

경찰청장 고발·불복종 운동 추진=시민사회 세력은 합법과 비합법 두 영역에서 지금의 상황을 돌파해 나갈 태세다.


범국본이 지난 9일 경찰의 집회금지 통고를 무효화해 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서울행정법원에 낸 데 이어, 30여개 단체가 모인 인권단체연석회의는 13일 이택순 경찰청장을 서울중앙지검에 직권남용 등 혐의로 고발할 계획이다.

비합법적 방안도 고려 대상이다. 인권단체연석회의는 앞으로 사전 신고를 하지 않고 각종 집회를 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다산인권센터의 박진 활동가는 “경찰이 집회 금지로 계속 불법 집회를 조장한다면 우리도 불복종 운동을 전개해 나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전종휘 기자 symbio@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사회 많이 보는 기사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1.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2.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3.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4.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5.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