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관 5명이 한명씩 맡아 밤새 설득…가족에 인계
경북 영덕경찰서는 14일 새벽 0시20분께 영덕군 남정면 한 민박집에서 동반자살 해프닝을 벌인 ㅇ(여·대학생)씨 등 5명의 남녀를 설득해 자살을 포기하도록 했다고 밝혔다.
경찰조사 결과 ㅇ씨 등 19∼27살의 남녀 5명은 최근 인터넷 사이트에서 만나 채팅을 통해 동반자살을 계획했다. 지난 11일 이들은 부산의 한 모텔에 들어가 선풍기를 틀어놓고 자는 방식으로 자살을 시도했지만 새벽에 한 명이 일어나 선풍기를 끄는 바람에 실패했다.
포항으로 자리를 옮긴 이들은 방에 번개탄을 피워 목숨을 끊으려 했지만 인근을 지나는 순찰차 소리에 이마저 포기하고 영덕으로 옮겨왔다. 이들은 전날밤 소주를 마시며 목매는 방법과 절벽에서 뛰어내리는 방법 등 자살방법을 놓고 의견을 나누다 술이 떨어지자 술을 사러 밖으로 나왔다. 하지만 이들 중 겁이 난 한 사람이 112로 가출신고를 했고, 출동한 경찰이 민박집 앞에서 이들을 발견해 밤새 설득 끝에 가족들에게 인계했다. 영덕지구대 소속 경찰관 5명이 한 명씩 맡아 설득했다.
당시 이들을 발견했던 영덕지구대 정석재 경장은 “행동이 이상하고 서로 인적사항도 잘 모르는데다 주소지도 다 달라 추궁한 결과 동반자살 기도 사실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이 가운데 한 여대생은 원치않는 대학에 들어간 뒤 부모와 갈등을 빚어왔으며, 다른 이들도 우울증, 여자친구와의 갈등 등의 이유로 목숨을 끊으려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영덕/박영률 기자 ylpa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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