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질 것 없다” 분위기속 “부담될 것” 분석도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발언으로 촉발된 ‘경제위기론’이 삼성 에버랜드 사건에 대한 추가 수사와 에버랜드 경영진의 항소심 재판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 회장은 지난 9일 열린 투명사회실천협약 행사에서 “정신을 차리지 않으면 4∼6년 뒤 경제가 혼란스러워질 것”이라는 취지의 발언을 했고, 재계와 경제 부처를 중심으로 이에 공감하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법원과 검찰 안팎에서는 이 회장의 발언이 항소심 재판에는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미 핵심 쟁점들에 대한 변론을 마친 상태에서 일부 추가 심리가 필요해 선고를 연기했기 때문에, ‘경제위기론’에 의해 결과가 크게 달라질 여지가 별로 없다는 것이다. 항소심은 지난 1월18일 선고가 예정돼 있었지만, 선고를 이틀 앞두고 변론재개가 결정됐다.
반면, 항소심 선고 결과를 기다리며 이 회장 소환 조사를 저울질 하고 있던 검찰 수사에는 영향을 줄 수도 있다는 견해들이 나온다. 항소심 재판부가 유죄를 선고한다 해도, 검찰이 ‘위기에 처한 한국 경제에 큰 부담이 된다’는 여론을 의식해 이 회장의 소환 조사에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검찰 안에서는 이 회장의 발언을 크게 의식하지 않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에버랜드 수사팀의 한 관계자는 “검찰의 입장을 밝힐 사안은 아닌 것 같다”면서도 “별 영향이 있겠느냐, 선고 결과를 지켜본 뒤 이 회장 소환 조사 등을 결정한다는 검찰 입장에 큰 변화는 없는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수사팀은 이미 이 회장에 대한 신문 항목 작성까지 마친 것으로 전해졌다.
전정윤 기자 ggu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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