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한국사립대학총장협의회 회장단 회의에 참석한 포항 한동대 김영길 총장은 “대학 경쟁력 저하는 3불 정책 탓이 아니라고 본다”며 다른 목소리를 냈다.
김 총장은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대학 경쟁력이 떨어지는 것은 3불 정책 때문이라기보다 대학 교육 자체에 문제가 있기 때문”이라며 “대학 교육의 쇄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대학들이 우수한 학생들만 뽑으려 하지 말고, 학생을 어떻게 가르칠 것인지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며, 지나치게 입시에 관심을 두는 분위기를 비판했다.
그는 농어촌 특별전형으로 입학한 학생들을 10년 가량 분석한 것을 예로 들며, “이 학생들은 입학 때 일반전형 학생보다 수능 점수가 10점쯤 낮지만 졸업 땐 별로 차이가 없고, 기업들 반응도 무척 좋다”고 말했다. 한동대는 ‘교육 중심 대학’으로 전공 없이 학생을 뽑아, 실무형 인재 키우기에 집중한다고 그는 소개했다.
김 총장은 특히 고교등급제 적용 주장에 대해선, “고교 때 완성돼 입학하는 학생들도 있지만 대학에서 키워지는 학생들이 많다”며 “대학은 그 가능성을 열어주는 구실을 해야 한다”고 에둘러 비판했다. 또 “기여입학제는 미국에서 하고 있지만 한국에서는 아직 이른 것 같다”며 “서울과 지방 등 지역 차이도 꽤 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총장은 “오늘 회의에서 주로 논의된 주제는 사학법이었지, 3불 정책이 아니었다”며 “협의회 주장이 지나치게 부풀려진 것 같다”고 말했다. 최현준 기자 haoju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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