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수환 수사관. 사진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외국인 귀화 돕기 만화책 낸 노수환 수사관
“대한민국 국적을 신청하는 외국인이 1년에 3만여명입니다. 이들 대부분은 한국말이 서툰 중국, 베트남, 필리핀 사람들이기 때문에, 3~4번씩 국적 취득 요건과 절차를 설명해줘야 간신히 이해할 수 있습니다. 법무부 국적난민과 직원 10여명이 3만여명한테 3~4번씩 그 복잡한 내용을 설명해야 한다고 생각해보세요. 국적난민과 전화는 그래서 온 종일 불통입니다.”
현직 검찰 수사관이 쇄도하는 국적 취득 문의, 이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도움 인력과 자료의 문제를 극복하기 위한 ‘만화책’을 펴냈다. 〈외국인을 위한 알기 쉬운 국적법-나도 한국인!〉(굿인포메이션 출판사, 1만3500원)이 그것이다. 주인공은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 노수환(33·사진) 수사관. 그는 2005년 무렵 1년 동안 법무부에서 국적 취득 관련 업무를 담당하면서 쌓은 실무 지식을 바탕으로 글을 썼다. 그림은 공주대 만화학과 학생 6명의 도움으로 완성했다. 책 속에는 국적 취득이 가능한 요건과 국적취득 방법뿐만 아니라, 국적법의 문제점과 개선 방법 등이 나와 있다. 구체적 사례를 중심으로 쉽게 풀어 쓴 글과 그림이 이해를 돕는다.
“한국 국적을 취득하려는 외국인 중 80%가 아시아 사람들 입니다. 특히, 이 아시아인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을 주고자 책을 내게 됐습니다. 최근 들어 급증하고 있는 혼인귀화 여성과 불법체류 외국인 노동자들의 국적 취득 부분에 좀더 노력을 기울였구요.”
한국 국적 신청 외국인 1년에 3만여명
법무부 근무 경험 살려 난해한 국적법 쉽게
인권단체에 무료배포…중·베트남 번역본 준비 하지만 국적 취득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외국인들에게 도움을 주고자 시작한 노씨의 작업은 가시밭의 연속이었다. 그는 혼자 힘으로 책을 기획하고, 원고를 썼다. 유명 화가들에게 삽화 요청을 거절당한 뒤 무턱대고 공주대 만화학과 백준기 교수를 찾아가 도움을 청했다. 출판사들을 전전하다 간신히 굿인포메이션의 승낙을 얻어내기도 했다. 결혼자금으로 모아놓은 돈 2천만원과 ‘촌부’인 아버지를 설득해 받아낸 돈 2천만원 등 사비 4천만원도 쏟아부었다. 하지만 본전이라도 건질 수 있는 확률은 ‘0%’에 가깝다. “돈을 벌기 위해 펴낸 책이 아닌 만큼, 외국인 인권단체와 외국인 여성단체, 종교단체 등에는 무료로 제공할 생각입니다. 본전을 찾으려면 4만권 정도 팔아야 하는데, 1만권만 팔려도 베스트셀러인 출판 시장에서 이런 책이 4만권이나 팔리겠어요(웃음)?” 그럼에도 그의 모험은 여기서 그치지 않을 전망이다. “국적법 조항은 20개밖에 안 되는데, 내용이 너무 어려워요. 제가 쉽게 쓴 만화책도 사실 귀화 외국인 본인보다는 그 외국인을 도와주는 한국인 배우자 등의 눈 높이에 더 맞습니다. 이른 시일 안에 한국에 유학 중인 중국, 베트남, 필리핀 학생들의 도움을 얻어 해당 언어로 번역본을 낼 계획입니다.”
글 전정윤 기자 ggum@hani.co.kr 사진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법무부 근무 경험 살려 난해한 국적법 쉽게
인권단체에 무료배포…중·베트남 번역본 준비 하지만 국적 취득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외국인들에게 도움을 주고자 시작한 노씨의 작업은 가시밭의 연속이었다. 그는 혼자 힘으로 책을 기획하고, 원고를 썼다. 유명 화가들에게 삽화 요청을 거절당한 뒤 무턱대고 공주대 만화학과 백준기 교수를 찾아가 도움을 청했다. 출판사들을 전전하다 간신히 굿인포메이션의 승낙을 얻어내기도 했다. 결혼자금으로 모아놓은 돈 2천만원과 ‘촌부’인 아버지를 설득해 받아낸 돈 2천만원 등 사비 4천만원도 쏟아부었다. 하지만 본전이라도 건질 수 있는 확률은 ‘0%’에 가깝다. “돈을 벌기 위해 펴낸 책이 아닌 만큼, 외국인 인권단체와 외국인 여성단체, 종교단체 등에는 무료로 제공할 생각입니다. 본전을 찾으려면 4만권 정도 팔아야 하는데, 1만권만 팔려도 베스트셀러인 출판 시장에서 이런 책이 4만권이나 팔리겠어요(웃음)?” 그럼에도 그의 모험은 여기서 그치지 않을 전망이다. “국적법 조항은 20개밖에 안 되는데, 내용이 너무 어려워요. 제가 쉽게 쓴 만화책도 사실 귀화 외국인 본인보다는 그 외국인을 도와주는 한국인 배우자 등의 눈 높이에 더 맞습니다. 이른 시일 안에 한국에 유학 중인 중국, 베트남, 필리핀 학생들의 도움을 얻어 해당 언어로 번역본을 낼 계획입니다.”
글 전정윤 기자 ggum@hani.co.kr 사진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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