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복폭행 사건 이후 경찰 움직임
3월9일 지구대 현장출동…지구대장 전모 파악
3월16일 광수대 조사 착수 26일 서울청장 보고
3월28일 남대문서 한달 가까이 ‘거북이 행보’
4월27일 목격자 증언 보도뒤 40명 투입 본격수사 자칫 땅속에 묻힐 뻔한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보복폭행 사건에 대한 경찰의 중간 수사결과가 30일 발표됐다. ‘은폐·봐주기 의혹’에 떼밀린 경찰의 뒤늦은 수사과정을 되짚어 본다. 김 회장 일행이 지난달 8일 밤 서울 북창동 ㅅ클럽으로 들이닥쳤다. 이들이 휘두르는 폭력에 누군가 112 신고를 한 것은 9일 새벽 0시7분께. ‘폭행. 한화그룹 회장 아들’이라는 지령이 서울 남대문경찰서 태평로지구대에 떨어진 것은 2분 뒤인 새벽 0시9분이었다. 출동한 경찰들은 ‘종업원들끼리 싸웠다’는 ㅅ클럽 사장의 말만 듣고 돌아왔다. 하지만 태평로지구대장은 9일 ㅅ클럽 종업원을 통해 김 회장 보복폭행의 전모를 파악했다. 2~3일 뒤 한화그룹 고문인 최기문 전 경찰청장이 고교 후배인 남대문경찰서장에게 전화를 걸어 김 회장 관련 폭행사건에 대해 물어봤다. 같은 달 16일께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 강력2팀도 관련 첩보를 입수하고, 같은 달 26일 서울경찰청으로 첩보 보고를 올릴 때까지 열흘 동안 조사를 벌였다. ‘김 회장, 폭력배, 청계산, 납치, 감금, 폭행, ㅅ클럽’ 등 경찰의 중간 수사발표와 크게 다르지 않은 자세한 사건 내막이 이들의 첩보보고서에 이미 담겼다. 첩보 보고를 받은 서울경찰청 형사과장은 다음날 홍영기 서울경찰청장에게 구두로 보고한 뒤, 27일 남대문경찰서로 사건을 넘겼다. 재벌 회장이 낀 폭행사건을 이택순 경찰청장이 안 것은 그로부터 한달 뒤인 4월24일께 언론보도가 난 뒤라고 경찰은 말하고 있다. 첩보를 넘겨받아 지난달 28일부터 내사에 착수한 남대문경찰서는 한달 가까이 지난 4월24일 폭행사건이 언론에 드러나기 전까지 ‘거북이 수사’를 펼쳐왔다. 남대문경찰서 내사 진행상황 자료를 보면, ㅅ클럽과 주변에 대한 ‘탐문’과 한화 쪽 인물들에 대한 ‘출석요구’만 계속 이어졌다. 또다른 범행현장인 청담동 ㄱ가라오케에 대한 탐문은 제대로 하지도 않았다. 일부 언론사 기자들의 취재가 시작된 뒤인 4월17일 한화 경호과장을 불러 조사한 게 유일한 소환 조사였다. 4월24일 일부 언론에서 첫 보도가 나오자 경찰은 ㄱ가라오케 지배인을 불러 조사하는 등 미적거리는 행보를 보였다. 27일 〈한겨레〉가 현장을 목격한 종업원들의 증언을 자세히 보도한 뒤에야 수사가 본격화됐다. 이날 서울경찰청은 남대문경찰서에 수사본부를 꾸리고 40명이 넘는 수사인력을 투입했다. 김남일 기자 namfic@hani.co.kr
3월16일 광수대 조사 착수 26일 서울청장 보고
3월28일 남대문서 한달 가까이 ‘거북이 행보’
4월27일 목격자 증언 보도뒤 40명 투입 본격수사 자칫 땅속에 묻힐 뻔한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보복폭행 사건에 대한 경찰의 중간 수사결과가 30일 발표됐다. ‘은폐·봐주기 의혹’에 떼밀린 경찰의 뒤늦은 수사과정을 되짚어 본다. 김 회장 일행이 지난달 8일 밤 서울 북창동 ㅅ클럽으로 들이닥쳤다. 이들이 휘두르는 폭력에 누군가 112 신고를 한 것은 9일 새벽 0시7분께. ‘폭행. 한화그룹 회장 아들’이라는 지령이 서울 남대문경찰서 태평로지구대에 떨어진 것은 2분 뒤인 새벽 0시9분이었다. 출동한 경찰들은 ‘종업원들끼리 싸웠다’는 ㅅ클럽 사장의 말만 듣고 돌아왔다. 하지만 태평로지구대장은 9일 ㅅ클럽 종업원을 통해 김 회장 보복폭행의 전모를 파악했다. 2~3일 뒤 한화그룹 고문인 최기문 전 경찰청장이 고교 후배인 남대문경찰서장에게 전화를 걸어 김 회장 관련 폭행사건에 대해 물어봤다. 같은 달 16일께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 강력2팀도 관련 첩보를 입수하고, 같은 달 26일 서울경찰청으로 첩보 보고를 올릴 때까지 열흘 동안 조사를 벌였다. ‘김 회장, 폭력배, 청계산, 납치, 감금, 폭행, ㅅ클럽’ 등 경찰의 중간 수사발표와 크게 다르지 않은 자세한 사건 내막이 이들의 첩보보고서에 이미 담겼다. 첩보 보고를 받은 서울경찰청 형사과장은 다음날 홍영기 서울경찰청장에게 구두로 보고한 뒤, 27일 남대문경찰서로 사건을 넘겼다. 재벌 회장이 낀 폭행사건을 이택순 경찰청장이 안 것은 그로부터 한달 뒤인 4월24일께 언론보도가 난 뒤라고 경찰은 말하고 있다. 첩보를 넘겨받아 지난달 28일부터 내사에 착수한 남대문경찰서는 한달 가까이 지난 4월24일 폭행사건이 언론에 드러나기 전까지 ‘거북이 수사’를 펼쳐왔다. 남대문경찰서 내사 진행상황 자료를 보면, ㅅ클럽과 주변에 대한 ‘탐문’과 한화 쪽 인물들에 대한 ‘출석요구’만 계속 이어졌다. 또다른 범행현장인 청담동 ㄱ가라오케에 대한 탐문은 제대로 하지도 않았다. 일부 언론사 기자들의 취재가 시작된 뒤인 4월17일 한화 경호과장을 불러 조사한 게 유일한 소환 조사였다. 4월24일 일부 언론에서 첫 보도가 나오자 경찰은 ㄱ가라오케 지배인을 불러 조사하는 등 미적거리는 행보를 보였다. 27일 〈한겨레〉가 현장을 목격한 종업원들의 증언을 자세히 보도한 뒤에야 수사가 본격화됐다. 이날 서울경찰청은 남대문경찰서에 수사본부를 꾸리고 40명이 넘는 수사인력을 투입했다. 김남일 기자 namfic@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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