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룡마을 지번’ 대가 사기
비닐하우스 반 채 값이 2천만원?
서울중앙지검 형사3부(부장 조주태)는 30일 서울 강남구 개포동에 자리잡은 무허가 비닐하우스촌인 구룡마을의 주택 소유권과 호수(지번)를 넘길 것처럼 속여 돈을 받아 가로챈 혐의(사기)로 김아무개(57)씨를 불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구룡마을에 무허가 주택을 소유하고 있던 김씨는 2005년 6월 류아무개씨에게 “구청과 자치회에서 부여한 호수를 2개 가지고 있다. 건물의 절반을 칸막이해서 나누고 호수 1개와 함께 넘겨주겠다”며 매매대금 2천만원을 받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17만여평에 2천여 가구의 무허가 주택이 밀집한 구룡마을은 개발이 이뤄질 경우 아파트 입주권 등 보상이 기대돼, 구청에서는 무허가 주택마다 호수를 부여하고 거주민의 이사 및 주택 증축 여부 등을 확인해 왔다.
검찰은 “주택의 호수는 구청이나 자치회에서 거주자에게만 알려주기 때문에 다른 사람이 사실을 확인하기 어렵고, 여러 채의 집이 있던 자리에 한 채의 주택이 건축돼도 여러 개의 호수가 남아 있는 점을 악용한 것 같다”고 말했다.
김지은 기자 mira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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