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이 맞고 와서 아버지가 때린 정도의 사건 아니냐. 사건의 성격에 비해 언론이 너무 크게 보도하고 있다.”
대기업들의 입 노릇을 하는 전국경제인연합회의 이윤호 상근부회장이 2일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보복폭행 사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묻는 기자들에게 한 말이다.
이 부회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열린 취임식에 참석한 뒤 기자들을 만나 “(김 회장 사건은) 개인적인 일이다. 아들이 맞고 와서 아버지가 때린 정도의 사건이고 대기업 총수가 저지른 사건이라 해도 너무 크게 다뤄지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대기업 오너니까 더 도덕적이 돼야 한다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덧붙였다.
지극히 개인적인 일을 사회적으로 너무 확대시키는 것 같다는 게 이 부회장의 생각인 듯하다. 하지만 그의 이런 생각은 제왕적 권력을 지닌 재벌 총수의 그릇된 행태와 경찰의 사건 은폐 의혹 등이 뒤섞인 이번 사건을 보면서 당혹스러워하는 국민들의 정서와는 거리가 있다.
옆에 있던 조석래 전경련 회장도 사견임을 전제로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조 회장은 “이 사건으로 재계 전체를 매도해서는 안 될 것”이라며 “개인이 한 일을 재계에 책임지라고 하면 힘들고 곤혹스럽다”고 말했다.
홍대선 기자 hongd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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