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골프 파문 의식한듯
날씨 때문일까. 전두환 전 대통령의 ‘화려한 외출’은 없었다.
5·18 광주민주화운동 27돌을 맞은 18일. 1980년 5월 광주를 핏빛으로 물들인 책임자인 전 전 대통령은 비가 오는 대문 밖으로 나서지 않았다. 이날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에 있는 그의 집 앞은 때때로 지나가는 이웃 주민들 말고는 경비를 맡은 경찰들만 오갔다. 오전 한때 경호원들이 분주히 집을 드나들고, 전 전 대통령의 것으로 보이는 모자와 안경집이 차로 옮겨지는 등 외출 준비를 하는 듯 했지만, 대문은 끝내 열리지 않았다. 전 전 대통령은 지난해 5·18 기념일 다음날 경기 가평의 한 골프장에서 골프를 치는 것이 목격돼 ‘반성은 커녕 역사를 우롱한다’는 비판을 받았다.
인터뷰 요청에 경호원들은 “전 전 대통령은 어제 밤 지방으로 내려갔다”고 말했다. 그러나 집 경비를 맡고 있는 서울 서대문경찰서 쪽은 “이번 주말까지는 외출이나 이동 계획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이름을 밝히지 말아 달라는 경찰 관계자는 “지난해 골프로 물의를 일으킨 것도 (외출을 삼가는) 이유일 것”이라고 말했다.
김남일 기자 namfic@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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