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브로 기술 유출 범죄 계획
포스데이타 전·현직 4명 기술유출 하려다 붙잡혀
국내의 한 대기업이 개발한 첨단 무선 인터넷 기술을 해외로 빼돌리려 한 이 기업의 전·현직 연구원들이 검찰에 붙잡혔다.
서울중앙지검 첨단수사부(부장 이제영)는 20일 와이브로(무선 휴대인터넷) 원천기술을 해외로 빼돌리려고 한 혐의(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로 포스데이타 연구소 전 하드웨어 개발실 그룹장 정아무개(39)씨 등 전·현직 연구원 4명을 구속기소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이들과 함께 기술 유출을 시도한 혐의로 포스데이타 미국연구소 전직 연구원 3명을 조만간 국내로 불러 조사할 계획이다.
와이브로는 움직이면서 초고속 인터넷을 쓸 수 있는 차세대 핵심 통신 기술로, 우리 기업이 자체 개발한 뒤 국제표준으로 인정받았고 지난해 세계 처음으로 상용화에 성공했다.
정씨 등은 2006년 9월부터 포스데이타에서 와이브로 개발 기술을 분석한 ‘테크니컬 메모’와 휴대인터넷 기지국 성능에 관한 ‘기지국 채널카드’, 와이브로 장비 기술을 디자인한 설계문 등을 이메일 등을 이용해 빼낸 혐의를 받고 있다. 이 가운데 일부는 이들이 미국에 차린 정보기술 업체 ㅇ사로 유출됐지만, 핵심기술은 ㅇ사 한국연락사무소에서 미국으로 넘어가기 직전에 막을 수 있었다고 검찰은 밝혔다.
정씨 등은 고액 연봉과 스톡옵션 등을 미끼로 포스데이타 핵심 연구인력 30여명을 스카우트해 ㅇ사에 취직시켜 와이브로 기술을 완성하게 한 뒤, ㅇ사를 미국 통신업체와 합병하는 수법으로 와이브로 핵심기술을 1천800억원에 팔아 넘길 계획까지 세웠던 것으로 밝혀졌다.
포스데이타는 2004년부터 900억여원을 투자해 국내 ㅅ사와 함께 세계 최초로 와이브로 원천기술을 개발했다. 정씨 등의 계획대로 와이브로 기술이 미국으로 유출됐을 때 포스데이타가 입을 피해는 15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됐다고 검찰은 밝혔다.
김지은 기자 mira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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