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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경찰은 현장 제쳐두고 신고자만 찾았다

등록 2007-05-23 22:20

“신원 숨겨달라 당부했는데…”
“신고하신 분이 누구예요?”

지난 3월9일 0시12분.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보복폭행 사건 신고를 처음 받고 서울 북창동 ㅅ클럽에 출동한 서울 태평로지구대 경찰관은 도착하자마자 신고자를 몇 번이고 찾았다. 경찰 도착 전 “백차(경찰차)다!”라는 소리가 들린 뒤 클럽 안에 있던 김 회장 경호원들은 클럽 밖으로 사라진 상태였다. 김 회장 일행은 101번 방에 여전히 남아 있었지만, 경찰은 그들을 찾을 생각도 하지 않았다.

“전화를 해 보면 신고자가 누구인지 알겠지.” 출동 경찰관은 112 지령실에서 알려온 신고자의 휴대전화 번호로 전화를 걸기 시작했다. 신고자는 112에 신고하면서 자신의 신원을 숨겨달라고 신신당부했지만, 출동 경찰관은 신경쓰지 않았다. 신고자는 재빨리 휴대전화를 진동으로 바꿨다. 룸은 너무 조용했다. 유난히 큰 진동소리에 신고자는 아예 배터리를 빼버렸다. 사람들이 눈치채지 못하게 하느라 진땀이 났다.

경찰이 눈치를 챘는지 “잠깐 얘기 좀 하자”며 신고자를 화장실로 데려 갔다. 당황한 신고자가 “신고한 거 광고할 일 있냐”고 따졌지만 경찰은 별것 아니라는 듯 반응했다. 김 회장 일행의 폭행장면이 떠올랐다. 보복이 두려웠던 신고자는 “벌금 나온 것 때문에 나를 불렀다고 말해 달라”고 경찰관에게 부탁했다. 하지만 “알았다”고 대답한 경찰관은 화장실 밖으로 나와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ㅅ클럽 사장이 “종업원들끼리 싸웠다”고 둘러대자 경찰은 그냥 돌아갔다.

당시 사건 신고자는 23일 <한겨레>와의 전화통화에서 “내가 신고자라는 게 들킬까봐 조마조마 했다”며 “경찰은 김 회장 일행이 아니라 결국 나만 찾다 돌아갔다”고 말했다.

김남일 기자 namfic@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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