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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좀도둑 잡고보니 ‘대도 조세형’

등록 2005-03-25 18:31

‘옛명성’드라이버 하나로 100만원대 금품털다
자신이 자문줬던 경비업체 첨단장비에 걸려

“박성규입니다.”

25일 새벽 서울 마포경찰서. 지난 24일 저녁 8시15분께 서울 마포구 서교동의 한 치과의사 집을 털다 경비업체가 설치한 전자감식기에 걸려 붙잡힌 60대 남자는 자신의 이름을 묻는 경찰에게 ‘고아 출신의 노숙자 박성규’라고 진술했다. 그러나 이관형(52) 마포서 강력수사팀장은 ‘박씨’의 낯익은 눈매가 자꾸 눈에 걸렸다.

결국 ‘박씨’는 지문감식 결과 지난 1983년 드라이버 하나로 정치인과 부유층집을 자기집처럼 드나들며, 세간의 화제가 됐던 ‘물방울 다이아몬드’ 등 수십억원 상당의 금품을 훔쳤던 ‘대도’ 조세형(67)씨로 확인됐다.

25살이던 63년부터 시작된 조씨의 ‘절도인생’은 98년 청송감호소를 나서며 전과 13범으로 끝나는 듯 했다. 한 경비업체는 그의 ‘전문성’을 살려 조씨를 자문위원으로 위촉하기도 했다. 하지만 조씨는 2000년 일본에서의 절도로 또 한번 일본형무소에서 수형생활을 했다.

조씨는 지난해 3월 한국에 돌아온 뒤 서울의 한 선교원에서 할머니들을 돌보며 새로운 삶을 찾아나섰다. 하지만, 다시 ‘과거’처럼 드라이버 하나로 절도를 감행했다가 결국 자신이 자문위원으로 있던 경비업체의 ‘첨단’ 전자감식기에 걸려 붙잡히는 신세가 됐다. 조씨가 봉사활동을 하던 선교원의 이아무개 목사는 “조씨가 일본에서 돌아온 뒤 부인과 함께 봉사활동에 적극적이었다”며 “절대로 그런 일을 할 사람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조씨는 이날 지문감식으로 ‘대도 조세형’으로 판명이 난 뒤에도 계속해서 “나는 48살 박성규다. 조세형이 절대 아니다”라고 말해 경찰과 기자들을 당황스럽게 했다. 경찰은 “‘대도’ 조세형은 아니지만 ‘소도’ 조세형은 확실하다”고 말했다. 그가 이번에 훔친 것은 165만원 상당의 시계 6개가 고작이었다. 지난 2000년 본적을 독도로 옮기기도 한 조씨는 경찰에 붙잡힌 지 20시간이 지나서야 자신이 ‘조세형’임을 자백했다. 김남일 기자 namfic@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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