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구 장교동 한화그룹 본사 건물 옆면에 있는 서울경찰청 정보2분실 출입구가 휴일인 3일 굳게 닫혀 있다. 간판을 뗀 흔적만 있을 뿐 현재는 아무런 간판도 붙어있지 않다. 장철규 기자
87년 건물 지을때 땅 편입 대신 공간 제공
경찰 “별도 출입·관리비 내…한화와 무관”
경찰 “별도 출입·관리비 내…한화와 무관”
서울 중구 장교동 한화그룹 본사에 서울경찰청 정보2분실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3일 경찰의 말을 종합하면, 한화그룹은 1987년 본사 건물 주변 땅을 사들여 새로 건물을 지으면서 이곳에 있던 파출소 터까지 사들이려다 실패하자, 파출소 터를 포함해 건물을 지은 뒤 같은 평수의 공간을 경찰에 제공했다.
모강인 서울경찰청 정보부장은 “현재 한화 본사 자리 일부에 원래 을지로2가 파출소와 을지로2가 동사무소가 있었고 87년 한화 본사 신축 뒤에 을지로2가 파출소가 들어가 사용했다”며 “2000년 6월1일 파출소 통폐합 조처에 따라 을지로2가 파출소가 없어지면서 생긴 빈 공간을 서울경찰청 정보7계가 사무실로 사용하게 됐다”고 말했다.
한화그룹 본사 현관 오른편으로 20여m 돌아가면 나타나는 작은 입구가 정보2분실로 통하는 길이다. 한화 건물 1·2층 일부에 자리잡은 이 공간은 등기부상 건평 91평, 대지 11.3평 지분으로 소유주는 국가, 관리자는 경찰청으로 돼 있다. 정보7계는 언론, 출판, 종교, 사회 등 분야를 담당한다. 모 부장은 “출입구가 따로 있고 사무실 내부에서도 다른 곳으로 통하는 문이 없는 등 한화그룹과는 전혀 무관하다”며 “한화그룹 건물을 관리하는 한화석유화학과 위탁관리 계약을 맺고 매달 75만여원의 관리비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주차장 관리원들이나 청소 직원들은 정보분실을 ‘신라상사’라 부른다. 한 청소 직원은 “경찰들이 드나드는데 분위기는 별다른 것이 없고 그냥 (정보분실이) 있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한 주차장 관리원은 “신라상사 등록 차량이 5~6대 이상”이라며 “출입구로만 드나들 뿐 한화그룹 쪽으로 드나드는 것은 못 봤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화 경영기획실 장일형 부사장은 지난달 31일 “본사 바로 옆 장교빌딩이라는 곳에 오래전부터 경찰청 정보분실인지 뭔지 모르겠지만 정보기관원 비슷한 사람들이 나와 있다고 하더라”며 “그 빌딩은 우리와는 전혀 상관없는 곳”이라고 사실과 다르게 말했다.
노현웅 이정훈 기자 golok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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