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진흥청, 미 농업연구청 보유한 토종종자 1679점 반입키로
한국전쟁 당시 미국이 가져간 콩·팥·수수 등 우리 토종 농산물 유전자원(종자)이 돌아온다.
농촌진흥청은 12일 미국 농무부 농업연구청이 보유한 한반도 원산 농산물 유전자원 6천여점 중 우리나라에 없는 34종 1679점을 들여온다고 밝혔다. 이번에 반환되는 유전자원들은 오랜 농업국가였던 우리나라에서 자생종 또는 재래종으로 존재하다 일제 강점기와 한국전쟁 등을 거치며 일본과 미국이 수집해 간 것들이다.
901점으로 가장 종자수가 많은 콩은, 기원지에서만 발견되는 야생종 콩으로 ‘돌콩’이라고도 불리며, 식용 재배는 불가능하지만 유전자원 연구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달 초 목화 1점을 시작으로 들깨와 참외 등 43점이 들어온 데 이어 현재까지 280점이 반환됐으며, 조만간 나머지 1399점도 모두 반환될 예정이다.
농진청은 이날 한반도 원산 농산물 유전자원 반환 행사를 열고 미국 쪽 관계자로부터 지금까지 들어온 종자를 전달받았다. 농진청 산하 농업생명공학연구원의 김창영 연구관은 “유전자원은 신품종 육성이나 다양한 생명 산업의 기본 소재로 그 중요성이 증대되고 있다”며 “이번 반환을 계기로 양국의 협력 강화는 물론 새로운 농업 기술 연구도 촉진될 것”이라고 밝혔다. 농진청과 미국 농업연구청은 2002년 농업기술 양해각서(MOU) 체결을 시작으로 협력관계를 맺었으며, 지난해 해외협력연구실을 열어 유전자원 반환에 합의했다. 김진철 기자 nowher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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