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제 대학 졸업생 10명 가운데 6~7명이 부모 이름을 한자로 쓰지 못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육군 제3사관학교 국어학과 김종환 교수는 최근 발표한 ‘대학 졸업생의 한자능력과 의식 조사’ 논문에서 지난 2월 전국 104개 4년제 대학교의 143개 학과를 졸업한 남성 317명을 대상으로 한자능력검정시험 4급 문제지로 시험을 치른 결과 평균점수는 17.4점이었고 응시자의 95.3%가 50점 이하인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한자능력검증시험 4급 시험은 한자 1천자의 음과 훈을 알고 500자를 쓸수 있는 능력을 검정하는 시험으로 70점을 얻어야 자격증을 받을 수 있다.
특히 시험을 치른 대졸자 가운데 14.5%는 자신의 이름을 한자로 정확하게 쓰지 못했고 65.3%는 아버지 이름을, 75.4%는 어머니 이름을 한자로 제대로 쓰지 못했다. 졸업생이 4년간 다닌 학교의 교명을 한자로 못쓴 경우는 65.6%, 자신의 전공 학과를 쓰지 못한 경우는 75.4%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또 중학교 교과 수준의 기초 한자 8개를 필순에 맞게 쓰도록 하는 문제에서 ‘有(유)’자는 응시자의 3%, ‘方(방)’자는 10%, ‘母(모)’자는 19%, ‘生(생)’자는 25%만 제대로 된 답안을 작성한 것으로 드러났다.
김 교수는 “지난 1997년 같은 방식으로 대졸자들을 대상으로 치른 시험에서 평균 점수가 29.5점이었던 점과 비교할 때 평균점수가 10년만에 41%나 하락했다”며 “초등학교 한자교육과 대입 한자시험 도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한편, 김 교수는 한자능력검증시험을 주관하고 있는 한국어문교육연구회에 의뢰해 졸업당시 평점 B학점 이상인 대졸자들을 대상으로 시험을 실시, 이 같은 논문을 작성했다.
박영률 기자 ylpa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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