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철준 서울중앙지검 1차장검사가 13일 오후 서울 서초동 검찰청사에서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보복폭행 사건 수사과정의 외압 의혹에 대한 수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김진수 기자 jsk@hani.co.kr
“강대원 전 과장, 평생 부장급 대우·아들취직
한화쪽 회유 받아들여 사건 수사진행 안해”
한화쪽 회유 받아들여 사건 수사진행 안해”
김승연(55) 한화그룹 회장의 ‘보복폭행’ 사건 외압·은폐 의혹을 수사해온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주임검사 서범정 형사8부장)은 13일 서울경찰청 간부들과 장희곤 전 남대문경찰장 등에게 보복폭행 사건 수사 중단과 사건 이첩을 청탁한 혐의(직권남용)로 한화건설 고문인 최기문(55) 전 경찰청장을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은 또 사건 무마 부탁을 받은 조직폭력배들을 만나 향응을 제공받고 한화 쪽 회유를 받아들여 언론 보도 전까지 사건 수사를 진행시키지 않은 혐의(직무유기)로 강대원 전 남대문서 수사과장도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은 한화 쪽이 강 전 과장에게 ‘둘째 아들을 계열사에 취직시켜주며 퇴직 뒤 평생 부장급 대우를 해주겠다’는 제안을 했고, 강 전 과장이 이를 받아들였다고 밝혔다. 김아무개 한화그룹 전략기획팀장도 지난 4월 사건을 이첩받은 남대문경찰서에 전할 뇌물 명목으로 김욱기(구속) 한화리조트 감사에게 5천만원을 준 혐의(제3자뇌물교부)로 불구속 기소됐다.
최 전 청장의 청탁을 받은 홍영기 전 서울경찰청장과 김학배 전 서울경찰청 수사부장, 한기민 전 서울경찰청 형사과장 등은 일부 혐의가 확인됐지만, 입건유예됐다. 박철준 서울중앙지검 1차장검사는 브리핑에서 “홍 전 청장 등이 최 고문의 청탁을 받고 사건 첩보를 광수대에서 남대문서로 이첩하게 한 혐의는 인정된다”면서도 “적극적으로 사건을 축소·은폐하려고 한 곳은 서울청이 아닌 남대문경찰서이며 사건이 밝혀진 뒤 서울청장직을 그만 둔 점을 고려해 입건유예했다”고 말했다. 검찰은 김 전 서울경찰청 수사부장과 한 전 형사과장 등 경찰 8명은 형사처벌을 하지 않는 대신 경찰청에 징계하도록 통보했다.
한편, 검찰은 보복폭행 사건 발생 뒤 유시왕 한화증권 고문과 골프를 친 사실이 드러난 이택순 경찰청장에 대해서는 “골프를 친 사실은 인정되지만, 사건 무마 청탁을 받은 증거가 없다”며 무혐의 처분했다.
김지은 기자 mirae@hani.co.kr
보복폭행 사건 외압·의혹 수사 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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