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미국인 한국어교사 데이비드 헤인즈
첫 미국인 한국어교사 데이비드 헤인즈
“날씨가 더우니까 콩국수 먹겠습니다.”
지난 5일부터 일주일 동안 진행된 한국어진흥재단의 한국어교사 초청 연수 프로그램에 참여하기 위해 처음 한국을 찾은 미국인 데이비드 헤인즈(39)는 칼국수 대신 점심을 시원한 콩국수로 바꿨다. 그와 함께 자리했던 재단 관계자들은 그 자연스러운 모습에 혀를 내둘렀다고 한다.
6년 동안 로스앤젤레스의 한국교육원에서 한국어를 배워 온 그는 두 차례 고배 끝에 지난해 캘리포니아 주정부로부터 한국어교사 자격증을 얻어냈다. 재미동포가 아닌 미국인 한국어 교사는 헤인즈가 처음이다. 한국어진흥재단의 문애리 박사는 “헤인즈가 ‘내가 한국어교사가 되었으니 앞으로 재미동포가 아닌 미국인들도 한국어교사가 많이 됐으면 좋겠다’고 했다”며 “다른 인종·문화와도 잘 어울릴 줄 아는, 자상하고 온화한 성품의 선생님”이라고 평가했다.
로스앤젤레스 고등학교에서 10여년 동안 스페인어를 가르쳐 온 헤인즈는 외국의 문화와 언어에 관심이 많아 2년 전에는 중국어교사 자격증도 따낸 바 있다. 줄곧 로스앤젤레스 한인타운에서 살아 한국과 한국문화에도 친숙했다. 문 박사는 “헤인즈가 ‘미국의 집 근처에 있는 사우나에도 가 본 적이 있었다’고 했고, 혼자서 하루 동안 한국의 찜질방에서 잠을 잘 정도였다”고 전했다. 헤인즈는 이번 연수 프로그램에 참여해 한국어 교육을 하는 강사들에게 끊임없이 한국어로 말을 걸며 궁금한 것들을 물어보면서 강사들을 “괴롭혔다”고 한다.
최원형 기자 circle@hani.co.kr, 사진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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