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으로 출국 이상은씨 “귀국하겠다” 연락
‘이명박 땅 진실게임’ 김만제씨도 일정 조정
‘이명박 땅 진실게임’ 김만제씨도 일정 조정
이명박 후보의 서울 도곡동 땅 차명 의혹 등을 밝혀줄 핵심 인물인 이 후보의 큰형 이상은(74)씨와 김만제(73) 전 포철회장이 곧 검찰 조사를 받을 전망이다. 검찰 관계자는 “일본에 머물고 있는 이씨가 곧 귀국하겠다는 뜻을 전해왔고, 김 전 회장도 수사팀과 소환 일정을 조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상은씨 출국 왜?=이씨는 이 후보의 처남 김재정(58)씨와 함께 서울 도곡동 땅 등을 공동소유했고, 현재 검찰이 수사력을 모으고 있는 홍은프레닝의 모회사인 ㈜다스의 공동대표로 있다. 이씨의 변호인 김용철 변호사는 19일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검찰이 지난 15일 이상은씨의 출석을 요청해와 다스 쪽에 연락했으나, ‘이미 12일 일본으로 출국했다’는 말을 들었다”며 “그가 왜 출국했는지 우리도 잘 모른다”고 말했다.
이씨의 출국일은 김재정씨의 검찰 출석 하루 전이다. 또 김 변호사는 “이씨가 언제 귀국할지 모르고, 직접 연락할 방법도 없다. 검찰에서 계속 출석할 것을 요청하기에 ‘이상득 의원 등 이씨의 가족들에게 연락해보라’고 했다”고 말했다. 특히 이씨 쪽 변호인들은 이씨가 검찰 수사에 상당한 불만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한 변호사는 “이씨는 검찰의 계좌추적에 대해 ‘왜 내 재산인데 함부로 추적하겠다는 거냐’며 불쾌한 반응을 보였다. 검찰 수사에 협조해야 한다고 설득해도 잘 통하지 않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이씨가 수사를 피해 도피한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그러나 수사팀 관계자는 이날 “이씨가 곧 귀국해 검찰 조사를 받겠다는 뜻을 전해왔다”고 말했다.
누가 거짓말하나?=한나라당 서청원, 황병태 전 의원과 박종근 의원은 지난달 7일 김만제 전 포철회장과 골프를 쳤다. 서 전 의원 등 3명은 이 자리에서 김 전 회장이 ‘이 후보가 도곡동 땅은 자기 땅이라고 얘기했다’고 말했다고 검찰에서 진술했다. 그러나 당사자인 김 전 회장은 “그런 말 한 적 없다”고 부인하고 있다.
김 전 회장이 부인하는 이유는 뭘까? 99년 감사원이 포항제철에 감사 뒤 보도자료에서 “95년부터 97년까지 사이에 직접 수익이 나지 않는 비업무용 부동산 180만㎡를 보유하여 토지과다 보유에 따른 종합토지세·유지관리비 등으로 위 기간 153억원을 부담했다”고 밝힌 부분이 눈에 띈다. 당시 감사원은 검찰에 도곡동 땅 등과 관련한 자료 등을 넘겼다는 보도도 있었다.
김 전 회장이 검찰에서도 이를 부인할 경우, 다른 증거가 없다면 서 전 의원 등의 진술은 증거능력을 인정받지 못한다. 따라서 김 전 회장이 계속 부인할 경우 검찰이 이를 어떻게 돌파할지 관심이 모아진다. 이와 관련해 검찰은 1999년 김 전 회장의 배임 혐의에 대한 감사원 조사와 대검 중수부의 수사 내용을 검토하고 있다. 검찰은 김 전 회장이 계속 부인하면, 서 전 의원 등과의 대질신문도 검토하고 있다. 김지은 고나무 기자 mira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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