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사회 사회일반

바위틈 빗물에 감전 참사 빚어

등록 2007-07-29 19:16수정 2007-07-29 21:46

쇠줄잡고 우산쓰고…낙뢰 속 무리한 산행
‘산비둘기’ 회원들 “히말라야 실종대원 제 올리려다”

‘물에 젖은 신발과 바위, 쇠로 만든 등산로 안전줄, 여기에 우산까지….’

29일 경기 고양시 북한산과 의정부시 수락산, 서울 도봉산에서 잇따라 일어난 낙뢰사고는 천둥·번개를 동반한 비가 내리는 상황에서 무리한 산행이 빚어낸 결과로 보인다.

기상청은 전날 오후부터 “29일 중부지역에 천둥과 번개를 동반한 마지막 장맛비가 예상된다”고 예보했다. 비가 온 탓에 등산객 수가 평소 주말보다 절반 이상 줄어들기는 했지만, 이날 북한산을 찾은 등산객은 2만여명에 이른다고 북한산 국립공원 관리사무소 쪽은 밝혔다.

일부 등산객은 번개가 치는데도 우산을 쓰기도 했다. 현장에서 낙뢰를 맞은 양아무개(57)씨는 “등산로에 설치된 쇠줄을 잡고 산을 오르고 있었고, 등산객들 가운데는 비가 많이 오자 우산을 쓰기도 했다”며 “산행 중간부터 비가 오기 시작했지만 정상에 갔다 오려 더 서둘렀다”고 말했다.

평소 낙뢰사고에 대비한 안전지침도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고가 난 북한산 용혈봉을 관할하는 관리사무소 팀원은 “이날 사고 시각에 북한산 지역에 낙뢰가 계속해 내리쳐, 현장 안전지도를 나간 관리사무소 직원들에게도 철수 명령이 떨어졌다”고 말했다. 관리사무소 이진범 팀장은 “호우주의보나 호우경보 등 기상특보가 있을 때만 등산객 입산 통제를 할 수 있다”며 “낙뢰로 인한 입산 통제 기준은 없다”고 말했다. 관리사무소 쪽은 사고가 일어난 뒤 소방방재청의 요청에 따라 등산객들에게 등산 자제를 요청했다.

사고가 나자 소방당국과 관리사무소 쪽은 헬리콥터 4대와 40여명의 인력을 투입해 구조에 나섰다. 낙뢰 지점에서 다소 떨어져 있던 등산객 10여명은 부상 정도가 경미해 걸어서 산을 내려와 치료를 받았다.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는 서울 은평경찰서 폭력3팀 서혁준 경장은 “등산객 한 명이 낙뢰를 맞고 튕기듯 바닥에 쓰러졌고, 동시에 주변 사람들도 연달아 쓰러졌다고 한 목격자가 전했다”며 “물에 젖은 지면을 통해 감전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북한산에서 낙뢰사고로 숨진 4명과 부상자 2명은 ‘산비둘기산우회’ 회원들로, 지난 2001년 히말라야 케이투(K2)봉에서 목숨을 잃은 회원의 제를 올리기 위해 산에 오른 것으로 확인됐다. 산우회 회원 홍아무개씨는 “산에 오른 회원 10명은 9~10시간 가량의 산행을 마친 뒤, 저녁 7시께 북한산 인수봉 아래에서 제를 올리려다 사고를 당했다”고 말했다. 김남일 하어영 이완 기자 namfic@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사회 많이 보는 기사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1.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2.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3.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4.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5.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