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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우리 말· 우리 얼 잊지 않고 사랑할 겁니다”

등록 2007-08-07 18:10수정 2007-08-07 23:33

왼쪽부터 김향란, 윤서화, 김옥순, 김채옥씨. 대구대 제공
왼쪽부터 김향란, 윤서화, 김옥순, 김채옥씨. 대구대 제공
‘한글 문예작품 공모전’ 입상한 조선족 동포들
윤서화;김향란‘김옥순·김채옥씨 ‘최우수상’ 영예
대구대 2회째 주최, 한겨레신문·국립국어원 후원
베이징·동북3성 재중동포들 300여편 응모 ‘열기’

“앞으로도 우리말과 글을 잊지 않고 사랑하면서 그 속에 깃든 얼을 이어나갈 겁니다.”

7일 대구대가 조선족 재중동포들을 대상으로 연 한글 문예작품공모전(중국 조선족 아마추어 작가 문예작품 공모전) 시상식에서 학생 시부문 최우수상을 받은 윤서화(19·지린성 실험중학교 3년)양은 활짝 웃으며 이처럼 소감을 밝혔다. 연변 조선족 자치주에서 태어난 윤양은 중학교 1학년 때 부모가 지린대 교수로 부임하면서 창춘시로 이사했고, 중국학교에서 공부하게 됐다. 몇 년간 공부하다 보니 중국어도 늘고 중국인 학생들과도 친해졌지만 오히려 우리말이 급속히 잊혀졌다. 학교에서는 물론 집에서도 중국어가 먼저 나왔고 어떤 말은 생각이 잘 나지 않아 중국어 단어에 한국어 문법으로 부모와 얘기를 나눌 때도 있었다.

문득 조상들이 물려준 소중한 우리말을 잊어서는 안되겠다는 생각을 한 윤양은 한국어로 된 <해리포터> 시리즈와 한국방송 녹화비디오 등으로 틈틈이 우리말을 공부했다.

한국방송을 열심히 본 덕분에 표준말에 가까운 억양을 구사하는 윤양은 “한국어 공부의 일환으로 쓴 시로 뜻밖에 상을 받게 돼 무척 기쁘다”며 “우리 말과 글을 잊지말고 이어가라는 격려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대구대는 한겨레신문사와 국립국어원 후원으로 지난 4월부터 지난달까지 베이징을 비롯해 상하이, 옌지, 헤이룽장성 등 중국 내 조선족이 많이 살고 있는 지역을 중심으로 일반인, 교사, 중고생, 대학생 등으로부터 300여편의 작품을 접수받아 1개월 동안 심사를 벌여 당선작들을 선정했다. 최근 조선족 재중동포들이 중국 내 한국기업을 따라 중국 전역으로 진출하면서 동포 자녀들이 각지 한족학교에 흡수돼 민족교육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는 문제의식에서였다. 대구대 김재훈 언론출판문화원장은 “우리말과 글에 대한 관심과 사랑을 불러 일으키고 한민족의 동질감을 확산시키기 위해 이 행사를 진행했다”고 말했다.

이번 공모전에는 윤양 외에도 산문부문 최우수상에 김향란(34·여·일반부문·옌지시)씨의 ‘여우야, 여우야!’와 김옥순(20·여·학생부문·창춘사범학원)씨의 ‘엄마는 외롭다!’, 일반 시 부문에서 김채옥(45·여·룡정시 북안소학교 교원·일반부문)씨의 ‘산이 쓰는 편지’등이 당선됐다.


교원으로 일하는 김채옥씨는 “수상 소식을 듣고 꿈인지 생신지 알 수 없어 몇번이고 볼을 꼬집어봤다”며 “이런 활동이 이어져 우리 민족의 언어를 소중히 여기고, 우리문화가 유지·발전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대구대는 이 4명의 당선자들과 지난해 당선자 3명, 조선족재중동포신문인 길림신문사 관계자 등 모두 11명을 지난 3일부터 초청했다. 시상식 뒤 대구를 돌아본 이들은 10일까지 한국에 머물면서 한겨레신문사와 구미 엘지전자, 천안독립기념관, 국립국어원 등 곳곳을 돌아본 뒤 귀국한다.

대구/박영률 기자 ylpa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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