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비인가 대학을 나온 뒤 성균관대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은 김옥랑(62) 단국대 교수와 관련해, 성균관대 쪽은 9일 “미국대사관 쪽과 해당 대학 등에 자료를 요청해 놓은 상황으로, 자료가 들어오는대로 대학원위원회를 소집해 조사를 시작할 것”이라며 “학사 학위에 문제가 있다면 석·박사 학위는 취소되는 방향으로 갈 것”이라고 밝혔다.
김 교수가 교수로 재직하고 있는 단국대도 이날 정례 인사위원회를 열고 김 교수 징계에 대해 논의했다. 단국대 김남필 홍보실장은 “김 교수가 사직서를 냈지만 조사를 통해 징계를 해야 한다고 의견이 모아졌다”며 “다음에 열리는 인사위원회부터는 징계 절차에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김씨의 박사학위 논문 ‘문화공간으로서 동숭아트센터의 역할과 의미에 관한 연구’의 심사 과정과 학술 가치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 이 논문 예비심사에 참여했던 정진수(63) 성균관대 연기예술학과 교수는 이날 <한겨레>와 전화통화에서 “김 교수의 박사 학위 논문은 같은 주제를 다룬 석사 학위 논문과 별다른 내용의 차이가 없이 대학원 수업 과정을 덧붙인 정도였다”며 “논문 예비심사 과정에서 논문의 질에 대한 문제를 제기한 뒤, 관례적으로 계속 맡게 되는 본심사에서 배제됐다”고 말했다. 또 김 교수 논문 심사 때 그가 이사장으로 있는 옥랑문화재단의 이사인 이아무개 성균관대 명예교수가 심사위원장을 맡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대해 이름을 밝히지 말 것을 요청한 성균관대 관계자는 “이 논문을 출판한 책이 대학교 교재로도 채택됐고, 3판까지 나온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 책이 문화관광부에서 2004년 우수학술도서로도 선정된 만큼 김 교수의 논문에는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또 성균관대는 “논문 심사 과정에서 심사위원이 바뀌는 경우는 흔한 일이며, 논문 심사 과정은 절차상 하자가 없다”고 공식 견해를 밝혔다.
노현웅 기자 golok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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