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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임플란트업체, 치과의사에 ‘리베이트성 외유’

등록 2007-08-10 14:46수정 2007-08-10 17:55

오스템 임플란트가 일부 치과의사들의 해외 여행을 지원해주어 말썽을 빚고 있는 클럽메드의 빈탄 리조트. (출처: 클럽메드 홈페이지http://www.clubmed.co.kr/bintan/index.php)
오스템 임플란트가 일부 치과의사들의 해외 여행을 지원해주어 말썽을 빚고 있는 클럽메드의 빈탄 리조트. (출처: 클럽메드 홈페이지http://www.clubmed.co.kr/bintan/index.php)
업계 1위 오스템, 28명에 100만원씩 지원
다음 아고라에 해당 게시물 오르자 누리꾼들 열띤 논쟁

일부 치과의사들이 임플란트 업체가 제공하는 ‘리베이트성 해외여행’을 다녀온 것이 밝혀졌다. ‘링링’이라는 누리꾼은 지난 2일 다음에 ‘임플란트 비용의 진실?’이라는 글을 올렸다. 이 누리꾼은 글에서 “클럽메드 인도네시아 빈탄리조트로 여행을 가던 도중 한 임플란트 업체 직원들이 단체 관광객을 인솔하는 것을 목격했는데 이들은 치과의사와 가족이었다”며 “비싼 해외여행까지 보내주니 임플란트가 비쌀 수밖에 없지 않느냐”고 의혹을 제기했다.

글이 등록되자 수백명의 누리꾼들이 댓글을 달아 열띤 토론을 벌였다. 누리꾼들은 “저러니 임플란트 비용이 비싸다”, “정상적 영업행위를 가지고 뭐라 하면 곤란하다”라며 열띤 토론을 벌였다. 8일 현재 이 글은 삭제된 상태다. 다음쪽은 “이슈가 되자 본인이 부담을 느껴 삭제한 것 같다”고 밝혔다.

임플란트 회사쪽 “의사 1인당 100만원 지원, 앞으로 행사 않겠다”

취재결과 외유를 제공한 회사는 오스템 임플란트로 밝혀졌다. 오스템 임플란트는 국내 점유율 40%에 달하는 업계 1위 회사다. 오스템 임플란트는 지난 3개월간 임플란트 구매 실적이 800만원 이상인 치과의사를 상대로 1인당 100만원의 여행비를 지원해줬다고 밝혔다. 문제가 된 여행상품은 1인당 150만원의 4박5일 일정으로, 참가자들은 50만원만 부담하고 지난달 28일 여행을 떠났다. 여행을 떠난 치과의사는 14개 치과, 총 28명이다. 가족을 합해 모두 60여명이 출국했다. 여기에 이들을 수행하는 오스템 직원들이 동행했다.

오스템 임플란트의 홍보담당자는 “28명에 총 2800만원의 비용을 지원했지만, 가족들은 개인이 비용을 냈다”고 해명했다. 이 담당자는 “고객 서비스로 판단해 작년에도 200~300명의 치과의사와 가족들의 해외여행을 지원했지만 문제가 있다고 판단돼 올해는 규모를 줄였고, 앞으로 하지 않는 방향으로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름을 밝히지 말아달라는 이 회사의 한 직원은 “이런 행사가 관행적으로 있어왔고, 고객(치과의사)들이 여름 휴가만 되면 은근히 바라기도 했다”고 털어놨다.

다음에 아고라에 올라온 치과의사들의 외유지원을 비난한 글에 누리꾼들은 수 많은 댓글을 달았다.
다음에 아고라에 올라온 치과의사들의 외유지원을 비난한 글에 누리꾼들은 수 많은 댓글을 달았다.

이런 ‘변칙 지원’은 한 업체만의 일이 아니다. 오스템의 홍보담당자는 “다른 업체의 경우 해외 여행은 아니지만 다른 형태의 사은행사는 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국내의 또 다른 임플란트업체쪽도 “요즘에는 해외여행을 직접 보내주기보다 주로 해외에서 열리는 학술세미나 참석을 지원하는 패키지 판매를 하고 있다”며 “일정 금액 이상의 상품을 구입하면, 세미나 참석을 위한 여러 편의들을 제공하는 형식으로 지원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 “법망 피하는 신종 리베이트”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의 이주호 정책실장은 이에 대해 “일종의 리베이트라고 봐야 한다”며 “회사와 의사들의 유착관계 속에 양심진료가 힘들어지고 결국 피해를 보는 것은 환자”라고 말했다. 또한 이 실장은 “회사의 과열 마케팅으로 인해 임플란트를 안해도 되는 환자에게까지 시술을 강요하는 현상까지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함께하는 시민행동 좋은기업만들기국의 신태중 팀장은 “지원 금액을 고려할 때 고객 서비스 차원이라는 해명은 납득하기 어렵다”며 “내용적으로 보면 계속 우리 회사와 거래해달라는 목적의식이 깔려 있는 일종의 뇌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름을 밝히지 말아달라는 한 치과의사는 “법망을 교묘히 피해가는 신종 리베이트라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그는 “과거에는 허위로 세금계산서를 발행하는 노골적 탈법 행위가 있었지만, 요즘에는 해외여행 비용의 일부를 지원하거나, 학회 지원·경품 지원·패키지 상품 등의 방법으로 합법적 요건을 마련한다”고 말했다.

한편 대한치과의사협회는 입장 밝히기를 꺼리고 있다. 대한치과의사협회의 홍보담당 직원은 이에 대해 손정열 홍보이사가 “개별 기업과 의사 사이에서 일어난 일이므로 협회에선 할 말이 없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한겨레〉온라인뉴스팀 이정국 기자 jg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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