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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50년만에 빛본 독립운동가 김응섭 선생 회고록

등록 2007-08-13 20:24수정 2007-08-14 20:49

50년만에 빛본 독립운동가 김응섭 선생 회고록
50년만에 빛본 독립운동가 김응섭 선생 회고록
1920년대 만주 사회주의 독립운동 생생

국학진흥원 ‘칠십칠년회고록’ 발굴
“임시정부는 안전지대 휴양” 비판

1920년대 만주지역 사회주의 계열 독립운동을 생생하게 보여주는 독립운동가 동전 김응섭(1876~1957) 선생의 회고록이 발견됐다.

한국국학진흥원이 최근 안동 풍산 김씨 문중이 기탁한 고문서 중에서 발굴한 〈칠십칠년 회고록〉(사진)은 선생이 상하이(상해) 임시정부 법무차장(법무부 차관), 서로군정서 법무사장(법무부 장관) 등으로 독립운동을 벌였던 일생을 정리한 기록이다. 1954년에 중국 상하이판 〈영문법대전〉 책자 안에 붓으로 쓴 251쪽의 회고록은 만주에서 좌파 독립운동이 확산되는 과정 및 만주 중심 ‘창조파’와 상하이 중심 ‘개조파’의 대립 등 독립운동 단체의 갈등을 상세히 서술하고 있다.

한국국학진흥원 김형수 박사는 “회고록은 상하이 임정의 활동을 보여주는 김구의 〈백범일지〉나 국내 사회주의 운동을 소개한 김철수의 〈친필유고〉와 함께 만주지역 사회주의 계열 독립운동을 생생하게 보여주는 귀중한 자료”라고 말했다. 그는 “1920년부터 만주지역에 한국계 사회주의 운동이 뿌리를 내리고 있었고, 같은해 10월 재만노동당(후에 한족노동당-재만농민동맹으로 바뀜) 창립 등은 아직 학계에 알려지지 않은 새로운 사실”이라며 “자료를 정리해 조만간 학계에 공개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회고록을 보면, 선생은 1920년 시베리아 이르쿠츠크에서 열린 조선공산당 조직대회에 참여해 고려공산당 중앙집행위원에 취임했다. 그는 “선진 혁명의 성공된 요소를 견학하고 소련의 세계 약소민족 해방정책이 우리 독립운동에 어느 정도 이익이 있을까를 탐색하는 것이 목적이었다”며 당시 공산주의 운동에 뛰어든 독립운동가들의 속내를 보여준다.

단재 신채호와 함께 창조파의 수장으로 활동했던 그는 상하이 임시정부를 “몇 사람이 안전지대에서 행복스러운 휴양이나 하는 것”으로 비판하고, “각계각층을 망라하는 강력한 혁명단체를 건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선생은 또 당시 만주에서조차 자신의 정치적 목적을 위해 지역감정을 악용하려는 이들이 있음을 개탄했다. 그는 “만주로 이주한 조선인은 약 100만명으로 경상도인이 가장 많고, 평안도, 함경도 등의 순이었는데 풍속이 조금씩 다른 탓인지 지방열이 생기기 시작해 서로 반목하는 불상사가 많았다”며 “정치활동가들이 이를 이용해 자기 기반을 구축하려 했다”고 분개했다.


선생은 대한제국의 법관양성소를 나와 대구에서 변호사로 개업하던 중 1919년 3·1운동이 일어나자 “조선민족으로서 이런 대도시에서 만세운동의 기미가 없다는 건 수치스런 일”이라며 서울을 오가면서 운동을 주도했다. 그 뒤 유림이 파리국제회의에 보낸 독립청원서인 ‘파리장서’를 영문으로 번역한 뒤 이를 품고 상하이로 망명했다. 이후 만주에서 독립운동을 하다 귀국해 해방 뒤 전국유교연맹을 결성해 중앙위원장을 지냈다. 1948년 남북 정당사회단체 연석회의 주석단 일원으로 평양을 방문했던 그는 57년 안동에서 눈을 감았다.

안동/박영률 기자 ylpa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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