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 행정11부(재판장 김용찬)는 19일 최아무개(30)씨가 “부인 박아무개(37)씨에게 간의 일부를 기증할 수 있도록 해달라”며 국립의료원장을 상대로 낸 간기증대상자 선정 불승인처분 취소 청구소송에서 원고패소 판결했다고 밝혔다.
최씨는 지난해 12월 ‘박씨의 배우자’라며 국립 장기이식관리기관인 국립의료원에 이식대상자 선정 승인신청을 했다. 그러나 국립의료원은 “부부 사이의 순수한 기증이라 확신할 수 없다”며 불승인 처분을 내렸다. 이에 최씨는 “박씨와 오랫동안 결혼을 전제로 사귀어왔고, 간이식 수술을 한 뒤 결혼식을 올리기로하고 지난해 11월 혼인신고를 먼저 한 것”이라며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원고와 박씨가 호적상 부부로 돼 있으나, 결혼식을 올리거나 결혼 사진을 찍지 않았고, 주민등록상 동거한 적도 없다”며 “두 사람이 진정한 법률상의 부부임을 확신할 수 없으므로 불승인 처분은 정당하다”고 밝혔다.
장기를 이식받으려면 국립 장기이식관리기관이 정한 기준에 따라 이식 대기자 가운데 대상자를 정하는 절차를 거쳐야 한다. 하지만 본인이나 배우자의 가족에게 장기를 기증할 경우 장기이식관리기관장의 승인을 얻으면 일반 절차와 달리 기증자가 이식대상자를 정할 수 있다.
김지은 기자 mira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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