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사회 사회일반

펌글 가린다더니 ‘원저작은 밀리고, 펌글이 맨앞에’

등록 2007-08-20 17:34수정 2007-08-20 18:33

네이버가 새로운 검색시스템을 도입한 직후인 16일 ‘수하물’을 검색했을 때의 블로그 검색결과. 원 저작자의 글이 아닌 퍼간 글이 상위에 노출되어 있다.
네이버가 새로운 검색시스템을 도입한 직후인 16일 ‘수하물’을 검색했을 때의 블로그 검색결과. 원 저작자의 글이 아닌 퍼간 글이 상위에 노출되어 있다.
블로거들, 네이버 새 검색시스템에 항의…네이버 “시차 때문”
“내 글을 돌려다오”

일부 블로거들이 네이버에 강한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 주로 올블로그, 티스토리 등의 블로그에서 활동하는 이들이다. 이들은 네이버에서 최근 발표한 ‘복사문서 판독시스템’이 “네이버 자사 블로그 이외의 블로그들을 검색에서 누락시키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항공사에 근무하고 있는 블로거 ‘마래바’는 자신의 블로그(www.hansfamily.kr)에 항공상식에 관한 글을 꾸준히 올려왔다. 종사자의 전문지식이 담긴 포스트들이 늘어나자 많은 누리꾼들이 네이버 검색을 마래바 블로그로 들어오기 시작했다.

‘마래바’는 최근 네이버가 새로운 검색시스템을 도입되었다는 기사를 접하고 자신이 쓴 “항공여행 무료수하물, 제대로 알아야 돈을 아낀다”라는 글을 네이버에서 검색해보았다. 하지만 검색결과에선 자신의 글을 퍼간 다른 블로거의 글이 최상위에 노출됐다. 첫 페이지에는 아예 자신의 블로그가 검색되지도 않았다. 그는 자신의 블로그에 “네이버, 내 글을 돌려다오”라는 글을 올려 “네이버는 새로운 시스템을 적용했다는 포장만 그럴듯하게 해서 대중들로 하여금 혼란을 갖게 하지말고 실질적인 저작권자의 권리보호를 위해 힘써라”라고 지적했다.

올블로그에는 네이버의 발표가 있은 14일 이후, 20일 현재까지 ‘네이버’가 인기 키워드로 등록되어 있으며, 하루에도 수십건 관련 포스트들이 쏟아지고 있다.

블로거들 “내 글이 네이버 검색순위에서 밀리고 있다” 줄지어 항의


블로거들이 항의하는 이유는 네이버가 새 검색시스템을 적용하자 오히려 원저작자의 글이 검색에서 밀리고 있다는 것이다. 취재결과 네이버의 인기 급상승 검색어를 검색했을 경우, 블로그 검색결과에서 대부분 네이버 블로그가 우선으로 검색되는 것을 확인 할 수 있었다. 또한 일부 포스트에서는 원저작자가 아닌 퍼간 글이 상위에 노출되는, 새로운 검색시스템을 무색케 하는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20일 오후 네이버의 인기 급상승 검색어인 ‘한나라당 경선 결과’를 검색했을 경우 첫 화면에는 모두 네이버의 블로그가 검색됐다. 또한 블로그 검색결과 상위 10개 가운데 9개가 네이버 블로그였다. 네이버만이 아니라 수 많은 블로그 공간에서 한나라당 경선에 대해 포스팅이 줄을 잇고 있는 상황에서 납득하기 어려운 검색 결과다.

이러다 보니 블로거들의 불만이 줄을 잇는다. 블로거 짠돌이는 “내 글을 퍼간 사람의 블로그가 상위검색이고 내 글은 노출조차 안된다”며 “올블로그와 다음 블로그 뉴스 외에는 외부 트래픽이 거의 전무한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블로거들은 이러한 검색결과가 네이버가 메타블로그 티스토리를 인수한 다음과, 블로그와 함께 광고수익을 공유하는 일부 온라인광고업체들을 견제하기 위한 게 아니냐는 의혹까지 보내고 있다.

네이버 “인위적 조작 없다. 외부 RSS를 불러오는 데 시간 걸려”

블로거들의 항의에 대해 네이버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 입장이다. NHN홍보팀의 곽대현 과장은 “검색결과 논란은 네이버 내부의 컨텐츠와 외부 RSS를 검색하는 데서 생기는 시간 차이로 생기는 것”이라며 “기계적으로 나오는 검색결과이기 때문에 일부 블로거가 제기하는 고의적인 누락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또한 “원저작자의 컨텐츠를 보호하기 위해 꾸준하게 시스템을 보완해 나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곽 과장은 ‘마래바’의 포스트가 뒤로 밀린 것에 관해서는 명확한 해명을 내놓지 못했다. 처음에는 “상위에 노출된 글들이 원문 이외의 일부 내용이 덧붙여진 최신의 포스트였다”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내용의 일부를 추가해 최신 포스트인 것처럼 보이게 하는 것을 잡아내지 못하는 검색 오류이냐”고 다시 묻자 “검색 오류는 아니다. 하지만 기계가 하는 일이라 일일이 블로그를 확인하지는 못한다”는 두루뭉술한 대답을 내놓았다. 취재 이후 ‘마래바’의 포스트는 다시 검색 상위에 노출됐다.

20일 오후 네이버에서 ‘한나라당 경선 결과’ 를 검색 했을 때 블로그 검색결과는 대부분 네이버 블로그가 노출됐다.
20일 오후 네이버에서 ‘한나라당 경선 결과’ 를 검색 했을 때 블로그 검색결과는 대부분 네이버 블로그가 노출됐다.

네이버 “시차는 불가피, 네이버 내부 블로그가 검색에서 시차 없어 유리”

이런 네이버 해명에는 ‘검색1등’이라는 네이버 검색결과의 빈틈을 노출하고 있다. 해명에 따르면 네이버 내의 블로그와 카페 등의 검색이 시간적으로 유리하다는 것이다. 이는 검색결과의 객관성의 훼손을 가져올 소지가 충분하다. 네이버 블로그가 아닌 외부 블로그를 쓰는 블로거들의 경우 ‘차포 떼고 장기 두는 셈’인 것이다. 특히 실시간으로 올라오는 인기검색어의 경우 네이버의 설명대로라면 외부 블로거들의 글이 검색결과 상위에 포함될 가능성이 극히 낮다. 나온다 하더라도 며칠이 밀려 검색결과에 나온다. 콘텐츠의 ‘신선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앞서 지적한 ‘마래바’의 ‘수하물’ 관련 글도 제대로 원저작자의 글이 검색 상위에 노출되는 데에 일주일 정도의 시간이 걸렸다. 이런 상황에서 블로거들의 항의가 “근거없다”라는 네이버의 해명은 블로거들의 불만을 가라 앉히기엔 역부족으로 보인다.

기술적으로 보완해 나가겠다는 해명도 설득력이 낮아 보인다. 구글은 현재 모든 검색결과를 외부 RSS를 통해 불러오고 있지만 전 세계 검색시장을 석권하고 있다. 구글은 자사가 직접 블로그나 카페 등을 운영하고 있지 않다.

올블로그를 운영하는 블로그칵테일의 박영욱 대표는 “블로거들의 주장의 진위를 떠나서 네이버의 검색결과에 의혹이 있기 때문에 계속해서 블로거들이 관련 포스트를 통해 자신들의 불만을 얘기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문제가 된 복사문서 판독시스템이란?

네이버가 14일 발표한 ‘복사문서 판독시스템’은 해당 콘텐츠의 원저작자를 보호하기 위해 마련됐다. 검색결과에서 원저작자보다 그것을 ‘퍼간’ 다른 블로거들의 검색결과가 상위에 노출되는 오류를 잡기 위한 것이다. 네이버 쪽은 “게시물 간 복사 여부를 판단해 원본인 확률이 높은 게시물을 검색에 노출하는 방식”이라고 시스템을 설명하고 있다. 네이버는 “기존 시스템과 달리 하나의 문서를 단락 단위로 나누어서 복사유무를 판독하기 때문에, 본문 일부가 중복되는 문서까지 알 수 있다”고 홍보하고 있다. 이는 저작권 보호를 요구하는 파워블로거들의 요구에 부응하는 검색엔진의 조처로, 인터넷 공간에서 크게 환영받았다.

네이버의 새로운 ‘복사문서 판독시스템’ 개요도 (제공 : NHN)
네이버의 새로운 ‘복사문서 판독시스템’ 개요도 (제공 : NHN)

〈한겨레〉온라인뉴스팀 이정국 기자 jglee@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사회 많이 보는 기사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1.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2.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3.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4.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5.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