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주간 4만여건 접수…관련단체 운동
고액권 초상인물이 ‘몰표’로 결정될까?
한국은행의 인터넷 홈페이지 게시판에서 고액권에 들어갈 초상인물 선정을 놓고 극심한 세몰이가 벌어져 한은이 난감해 하고 있다. 한은은 지난 7일 고액권 지폐 초상인물 후보 10명(김구·김정희·신사임당·안창호·유관순·장보고·장영실·정약용·주시경·한용운)을 공개하고 홈페이지 게시판을 통해 의견을 모아왔다. 21일 자정에 마감한 ‘고액권 도안 초상인물 후보에 대한 의견 게시판’에는 2주 동안 4만8천여건의 의견이 접수됐다. 마지막날인 21일에는 무려 2만6천여건나 들어왔다.
게시판 운영 초기에는 한은의 추천후보에 없는 광개토대왕과 단군을 추천하는 글이 많았으나 중반으로 넘어가면서 김구·신사임당·유관순·장영실·정약용 등 5명의 후보를 추천하는 글이 대세를 이뤘다. 이 가운데 일부는 게시글 형식과 문체가 거의 똑같거나 글의 등록 시간대가 특정시간에 집중돼 조직적으로 움직이는 ‘몰표’를 의심하게 만들었다. 마감시간을 3~4시간 정도 남겨둔 시점에는 유관순을 추천하는 글 수천건이 게시판을 도배하자 마감 직전에는 신사임당을 추천하는 의견들이 대대적인 반격에 나서기도 했다. 이런 현상은 특정 인물을 고액권 초상인물에 채택되도록 관련된 단체와 문중 등에서 추천 의견 게시 운동을 벌인 결과로 한은 쪽은 풀이했다.
한은은 곧 화폐도안자문위원회를 열어 국민 의견을 검토하고, 10월 안으로 5만원, 10만원권에 들어갈 최종 인물 2명을 뽑을 예정이다.
정혁준 기자
오혜정 인턴기자(이화여대 법학4)
ju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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