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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독·불어권 전공자에 영어강의 떠맡기기도

등록 2007-08-23 19:30수정 2007-08-23 19:39

학생 “수업 질 불만” 속 대학 “영어강의 확대”
고대 “50%” 성대 “30%” 등 국제경쟁력 강화 차원 추진
학생 “영어도, 전공도 놓쳐” “실력 감안 강의 편성을” 지적

고려대 경영학과 4학년 김아무개(26)씨는 요즘 ‘영어’ 때문에 받는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그는 “다음주 월요일부터 수강신청 기간인데, 전공필수 과목이 국어강의로 수강신청이 될지 모르겠다”며 “절반 이상이 영어강의인 전공 과목에서 영어 때문에 학점이 낮게 나올 수 있어 부담이 크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학기 전공 과목을 국어강의로 신청하는데 실패해, 수강신청 정정기간에 밤을 새며 컴퓨터 모니터만 들여다 봐야 했다.

지난 5월 수강 정원의 일부만 신청하는 1차 수강신청에서 정원 미달로 마감되지 않은 과목은 대부분 영어로 이뤄지는 강의였다.

대학들이 앞다퉈 영어강의를 확대하고 있는 데 대해, 교수와 학생들 사이에서 “학교가 영어강의를 지나치게 밀어붙인다”는 반발이 나오고 있다.

고려대는 올해 1학기 개설과목 2389개 가운데 영어강의가 850개 안팎으로 35%에 이른다. 이 학교는 04학번부터 졸업 때까지 5개의 영어강의 수강을 의무화하고 있으며, 2012년까지 50% 이상으로 늘릴 계획이다. 연세대는 2005년 203개에서 올 2학기엔 677개 강의로 늘렸다. 서울대 학사과 김기철 사무관은 “지난해 5%였던 영어강의가 올 1학기에는 10% 정도 됐다”며 “영어강의 개설 교수에게는 지원금을 제공하는 등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성균관대는 2010년까지 영어강의 비율을 30%까지 늘릴 계획이다.

고려대는 2003년 한국사까지 영어로 강의하려다 반발을 샀다. 이 학교 박노형 교무처장은 “국제 경쟁력 강화를 위해 영어강의를 확대하고 있다”며 “한국사 과목도 교수님들의 영어 실력이 향상되면 다시 추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성균관대 3학년 권아무개(22)씨는 “영어 실력이 기본적으로 요구되는 상황에서 영어강의 확대는 바람직하다고 본다”며 “하지만 학교에서 학생들의 영어 실력을 감안해 영어강의를 편성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연세대생 권아무개(21)씨는 “일부 수업은 부실해, 영어강의를 들은 친구들이 ‘영어도 전공도 못잡는 것 같다’고 말한다”고 전했다. 연세대 수업지원부 이보영 부장은 “영어강의 강의평가가 국어강의에 비해 조금 낮은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서울대 김명환 교수(영문학)는 “독일에서 독일어를 배우고 온 사람한테 영어강의를 시키거나 프랑스에서 영화를 공부한 사람한테 불어가 아니라 영어로 가르치라고 말하는 경우도 있다”며 “영어로 막힘없이 의사소통이 돼야 영어강의가 의미있다”고 말했다. 노현웅 기자, 이재휘 인턴기자(고려대 경영학4) golok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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