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불교 조계종 총무원 기획실장 승원 스님이 2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신정아 전 동국대 교수를 둘러싼 의혹의 핵심 인물인 장윤 스님과 지난 27일 밤 통화한 내용 등을 취재진에 밝힌 뒤 자리를 뜨고 있다. 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조계종, 신정아씨 가짜 학위 의혹관련 해명
검찰 “장씨·홍기삼 전 동국대 총장 곧 조사”
검찰 “장씨·홍기삼 전 동국대 총장 곧 조사”
신정아(35) 전 동국대 교수의 학력 위조 의혹을 제기했던 장윤(56) 스님은 28일 변양균(58) 청와대 정책실장이 신씨를 위해 외압을 행사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변 실장을 만난 건 사실이나, 신씨의 가짜 학위와 관련한 회유를 받거나 도움을 부탁받은 사실은 없다”고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 기획실장 승원 스님을 통해 밝혔다.
승원 스님은 이날 장윤 스님의 말을 전하는 형식으로 “(장윤 스님이) 변 실장을 만나 전등사 등의 현안 문제를 상의한 것은 사실”이라며 “이 과정에서 변 실장이나 또다른 어떤 사람으로부터 회유나 협조 부탁을 받은 사실은 없다”고 말했다. 장윤 스님은 “내 진의와는 다르게 세상에 알려져 큰 물의를 빚은 것은 매우 유감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고 승원 스님은 전했다.
장윤 스님은 지난달 8일 서울의 한 호텔에서 변 실장을 만나 신씨의 가짜 학위를 문제삼지 말아 달라는 회유를 받았다는 의혹이 불거졌으며, 이 시기에 한갑수(73) 전 광주비엔날레재단 이사장에게 전화를 걸어 신씨의 광주비엔날레 예술총감독 선임을 두둔했다고 한 전 이사장이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장윤 스님은 “반어법으로 ‘총감독은 기획·전시를 잘하면 되지 박사 학위 소지가 무슨 관계가 있느냐’고 말한 것이 오해를 불러일으켰다”며 “결코 신씨를 두둔하거나 누군가의 부탁으로 한 게 아니었다”고 해명했다고 승원 스님이 전했다.
승원 스님은 “사견으로는 변 실장과 장윤 스님이 불교계와 전등사 현안 문제에 대한 협조 문제를 주로 이야기했고, 신씨 문제는 언급이 됐더라도 주 내용은 아니었을 것 같다”고 밝혔다.
신 전 교수를 광주비엔날레 총감독으로 추천한 이종상(69) 서울대 명예교수도 이날 기자들과 만나 “당시 신씨가 동국대 교수이자 성곡미술관 학예실장, 칼럼니스트로 잘 알려져 이미 검증된 것으로 보고 추천한 것이지 외압은 결코 없었다”고 밝혔다. 그는 “추천 마감일 전날 사무국에서 추천인이 적다고 해 이미 추천한 원로 감독 외에 젊은 신씨를 추가로 추천했다”며 “신씨가 외국 명문대를 졸업한 것으로 알고 있었지만 정확하게 알지 못해, 사무국에서 확인해 달라는 뜻으로 신씨의 추천서 학력란에 ‘예일대학원(?)’라고 써 넣었다”고 말했다.
한편, 신씨의 학력 위조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서부지검은 “장윤 스님을 불러 조사한 뒤 홍기삼 전 동국대 총장을 조사할 것”이라며 “동국대 이사 등 관련자들 조사가 끝나는 대로 미국에 있는 신씨를 데려오기 위해 범죄인 인도청구 등의 절차를 밟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최원형 이정훈 기자 circle@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