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두 깔창속 차명통장
대포폰 쏘며 도피행각
대포폰 쏘며 도피행각
오리발 내밀기, 구두 깔창 아래 차명통장 숨기기, 대포폰 쓰며 도피 행각 ….
사이버대학의 학제 변경과 정원 증원 등에 협조해 달라는 부탁과 함께 ㅇ전문대로부터 2억여원을 받은 혐의(특경가법상의 뇌물)로 지난 2일 구속된 교육부 국장급(3급 부이사관) 간부 김아무개(47)씨(<한겨레> 9월1일치 9면)는 교육공무원이라고는 믿기 어려울 정도의 뇌물수수 행태를 보였다.
김씨가 ㅇ전문대 설립자의 아들이자 이 학교 기획실장 겸 교수인 최아무개씨로부터 현금 1억원을 받은 것은 2004년 7월께. ㅇ전문대 부설 ㅇ사이버대는 이미 2001년 교육부로부터 2년제 정규 전문학사 학위대학으로 인가받았지만, 수익을 늘리고자 4년제로 바꾸기 위한 로비를 벌였다. 당시 김씨는 사이버대에 관한 정책수립·조정·지원 등 사실상 ‘전권’을 쥔 교육부 평생학습과장을 맡고 있었다. 그러나 이듬해 서울디지털대 비리가 터지며 사이버대 관리감독이 강화되는 바람에 로비는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그러자 최씨는 지난해 7월께 또다시 김씨에게 현금 1억원을 줬다. 김씨는 이때 교육부 요직 중 하나인 혁신인사기획관을 맡고 있었다.
김씨의 뇌물수수 행각은 지난 1월 3천여만원을 현금인출기에 입금하다 국무조정실 암행감찰반에 걸리면서 막을 내렸다. 김씨는 암행감찰반에게 “공무원이 아니고 민간인”이라며 20여분 동안 거칠게 항의했다. 김씨는 또 감찰반에 적발되자 자신의 처형 이름으로 만든 차명통장을 구두 깔창 밑에 숨겼다가 들통나기도 했다. 김씨는 조사 과정에서도 “개인적인 당구모임에서 받은 돈, 국립대학에서 준 거마비”라며 혐의를 부인했다. 검찰 수사가 시작되자 다른 사람 이름으로 휴대전화 둘을 개통해 도피행각을 벌였다.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부장 이명재)는 3일 다른 교육부 공무원이나 대학들도 연관됐을 수도 있다고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남일 기자 namfic@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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