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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정몽구 ‘1조 사회기부’ 약속 지켜질까?

등록 2007-09-06 19:36수정 2007-09-06 22:12

현대·기아차 그룹 사회공헌방안
현대·기아차 그룹 사회공헌방안
글로비스 주식 환원 등 어물쩍
“부당이득 회사 반환” 의견도
정몽구 현대·기아차그룹 회장에 대한 집행유예 판결은 정 회장의 ‘1조원 상당의 사재 헌납’ 약속이 어느 정도 반영된 결과다. 정 회장은 공판 때마다 “사회에 기여할 기회를 달라”고 요청했고, 재판부는 그에게 사회공헌 사업계획에 대해 설명할 기회를 여러 번 줬다.

정 회장은 지난달 27일 항소심 속행 공판 때 출연 재산의 사용 방법과 일정을 비교적 상세하게 밝힌 바 있다. “9월 말까지 사회공헌위원회를 구성한 뒤 11월까지 장단기 사업계획을 발표한다”는 것이 핵심 내용이다. 이에 따라 현대차그룹은 현재 서울 계동 사옥에 사회공헌위 사무국을 설치하고 위원회를 구성할 7명의 위원을 뽑기 위한 인선 작업을 벌이고 있다. 앞서 정 회장은 지난 5월 공판에서 “앞으로 7년에 걸쳐 사회공헌기금을 출연하겠다”며 “우선 1년 안에 1200억원을 출연할 계획이며, 이미 600억원을 현금으로 출연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정 회장은 약속한 1조원의 출처나 구체적인 출연 일정을 확정하지 않아 논란이 일고 있다. 검찰 수사가 한창 진행 중이던 지난해 4월19일 현대차그룹은 대국민 사과와 함께 “정 회장과 정의선 기아차 사장이 보유하고 있는 글로비스 주식 등을 포함해 1조원 상당을 사회복지재단에 기부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당시 글로비스 주식을 거론한 이유는, 이 회사가 비자금 조성 등 검찰이 적발한 불법행위의 핵심고리였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현재 현대차그룹 쪽은 글로비스 주식 처분 계획에 대해 얼버무리고 있다. 정 회장 부자가 갖고 있는 글로비스 주식 2250만주(지분율 60%)의 값어치는 사재 헌납 약속 당시 8천억원대였다가 올 들어 주가가 많이 올라 5일 현재 시가로는 1조3천억원대에 이른다. 그룹 기획조정실 임원은 “사회공헌 계획은 일정대로 진행할 테지만, 오너 개인재산의 출처를 다 밝힐 수 없는 것 아니냐”며 글로비스 주식 처분 여부를 확인해주지 않았다.

현대차그룹 쪽의 이런 모호한 태도는 그룹에서 글로비스가 갖는 위상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물류회사인 글로비스는 정의선 기아차 사장에게는 경영권 승계의 기반이다. 정 사장이 31.88%의 지분을 보유한 최대 주주이며, 5일 현재 시장가치가 7041억원으로 그의 개인 재산 중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또 현대·기아차의 부품이나 완성차 수송대행 같은 계열사 발주물량을 독식하는 등 매출 기반도 안정적이다.

결국 현대차그룹이 검찰 수사 초기 국면에서 급하게 내던진 대국민 약속이 정 사장 경영권 승계에까지 영향을 끼칠 수 있게 된 것이다. 출연할 사재의 출처를 제대로 밝히지 못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

홍대선 기자 hongd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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