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법 형사1부(재판장 서기석)는 7일 부실기업 인수 및 은행 대출을 도와달라는 부탁과 함께 기업체들로부터 26억7천여만원을 받은 혐의(알선수재) 등으로 구속 기소돼 1심에서 집행유예가 선고된 김재록(47) 전 ㈜인베스투스글로벌 회장의 항소심에서 김씨에게 징역 1년6개월, 추징금 26억7334만원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업체와 금융기관 임직원을 중개하고 대출을 부탁하는 방법 등으로 자금을 알선한 점이 인정되며, 1심에서 무죄가 선고됐던 정건용 전 산업은행 총재에게 1만달러의 뇌물을 준 혐의도 직무 관련성이 인정돼 유죄를 선고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재판부는 김씨가 퇴직한 정 전 총재에게 2003년 5월부터 2004년 2월까지 서울 양재동 사무실을 공짜로 사용하도록 한 것은 뇌물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초범이고 받은 돈의 일부분은 정당한 자문행위의 대가로 볼 수 있는 점 등은 인정되지만, 금융기관 고위 인사와 친분을 과시하며 자금 조달 등의 명목으로 27억원 이상을 수수한 점, 실제 금융기관을 상대로 청탁한 점은 죄질이 나쁘다”고 밝혔다. ‘금융계 마당발’로 통하던 김씨는 지난해 3월 구속된 뒤 1심에서 징역 2년·집행유예 3년, 추징금 26억7천여만원을 선고받았다.
김지은 기자 mira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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