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스로 악화됐을 가능성 있어”
2003년 5월에 군대에 입대한 박아무개(24)씨는 이듬해 1월부터 부분적으로 머리카락이 빠지기 시작했다. 탈모 증상이 계속 악화되자 박씨는 그해 10월 광주국군통합병원에 입원했고 ‘전두탈모증’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증세가 나아지지 않아 박씨는 입대한 지 2년 만인 2005년 5월 의병제대했다.
제대 뒤 박씨의 탈모증상은 조금씩 회복되기 시작했다. 박씨는 같은해 10월 ‘군사훈련을 받고 불침번을 자주 서며 받은 스트레스로 인해 탈모증이 발병했다’며 서울지방보훈청에 국가유공자등록 신청을 했다가 거부당하자, 보훈청을 상대로 국가유공자등록 거부처분 취소소송을 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4부(재판장 신동승)는 “(군 생활에서 얻은) 스트레스가 원형탈모증의 발생 원인은 아니지만 악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박씨의 손을 들어줬다고 16일 밝혔다. 재판부는 “박씨가 제대 뒤 탈모증이 많이 회복됐고, 가족 가운데 같은 증세를 앓고 있는 사람이 없으며 군 복무로 인한 스트레스 외에는 탈모증의 발병이나 악화 원인을 찾을 수 없다는 점” 등을 판결 이유로 설명했다.
김지은 기자 mira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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