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양균 전 청와대 정책실장이 17일 오전 서울서부지검에서 조사를 받은 뒤 청사를 나서고 있다. 김종수 기자 jongsoo@hani.co.kr
변씨 10시간만에 귀가 ‘큰 수확’ 없는듯
검찰 “아직 피내사자…신씨 조사뒤 재소환”
신씨 주식계좌 돈 ‘후원금 횡령’ 의혹 제기
검찰 “아직 피내사자…신씨 조사뒤 재소환”
신씨 주식계좌 돈 ‘후원금 횡령’ 의혹 제기
신정아(35) 전 동국대 교수와 변양균(58) 전 청와대 정책실장을 동시에 조사한 검찰의 분위기가 예사롭지 않다. 권력형 비리 등 대형 사건 수사를 주로 담당하는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검사들을 수사팀에 투입하고 계좌추적팀을 강화하는 등 바짝 수사의 고삐를 죄고 있다.
■ 신씨의 추가 혐의 =검찰은 공식적으로 변 전 실장과 신씨의 구체적인 혐의 내용에 대해 일절 확인해줄 수 없다고 말하고 있다. 하지만 수사팀은 신씨가 동국대와 광주비엔날레재단으로부터 고소당한 사문서 위조·행사와 업무방해, 허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를 이미 상당 부분 입증한 것으로 전해졌다.
주목되는 것은 검찰이 신씨의 새로운 혐의를 수사 중이라고 밝힌 점이다. 이와 관련해 그동안 제기돼 온 신씨의 정부 부처 미술품 구입 관여와 성곡미술관 전시회 후원금의 횡령 의혹이 가장 주목된다. 그렇다면 신씨의 혐의는 크게 △동국대 교수 임용 관련 △광주비엔날레 예술총감독 선임 관련 △성곡미술관 기업 후원금 관련 △기획예산처 등 정부의 미술품 구매 관련 등 네 가지로 정리된다.
대검찰청 계좌추적팀이 수사팀에 합류한 것을 두고는, 기업체의 전시회 후원금 일부가 신씨의 주식계좌로 흘러든 게 아니냐는 의혹이 나오고 있다. 신씨는 이에 대해 “아버지로부터 상속받은 돈을 굴린 것”이라고 해명하고 있다.
■ 변양균씨 수사 =검찰은 16일 변 전 실장을 10시간 조사한 뒤 귀가시켰다. 하지만 구본민 서울서부지검 차장검사는 “보강 수사 뒤 신씨 조사를 거쳐 재소환할 것”이라고 밝혔다. 변씨에 대한 직접 조사에서 형사처벌의 직접적인 근거를 확보하지 못한 만큼 ‘광범위한 참고인 조사→신씨 조사→변 전 실장 재소환’ 차례를 밟겠다는 의사 표시인 셈이다.
대검 중수부 검사들이 전격 투입된 것도 변 전 실장의 혐의를 입증하기 위한 것이라는 시각이 많다. 대검 고위 관계자는 “뛰어난 검사들이 투입됐다는 것은 그만큼 강도 높은 수사를 예고하는 것”이라며 “당연히 변 전 실장 구속영장 청구를 염두에 두고 수사가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신씨가 귀국한 이유는 검찰로서도 아리송하게 생각하는 부분”이라며 “신씨가 귀국하지 않았다면 아무리 많은 의혹이 제기돼도 당사자가 없으니 변 전 실장 처벌도 어려울 수밖에 없었지만, 신씨가 귀국한 상황에서는 강도 높은 수사가 이뤄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검찰은 변 전 실장과 신씨 쪽이 사전에 진술 내용에 대해 입을 맞춘 게 아니냐는 의심을 하며 수사를 하고 있다. 구 차장검사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두 사람의 진술 내용을 묻는 질문에 “신씨와 변 전 실장 쪽이 그동안 (답변 내용 등을) 상당히 조율했을 가능성이 있어 구체적인 진술 내용을 말하면 수사에 방해가 된다”고 말했다.
이순혁 고제규 기자 hyuk@hani.co.kr
이순혁 고제규 기자 hyu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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