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사회 사회일반

정부지원금 월세·빚 빼면 ‘무일푼’

등록 2007-09-20 21:02

민주노동당 권영길 대선후보가 20일 서울 용산구 동자동 김원호(70)씨가 살고 있는 ‘쪽방’을 찾아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민주노동당 제공
민주노동당 권영길 대선후보가 20일 서울 용산구 동자동 김원호(70)씨가 살고 있는 ‘쪽방’을 찾아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민주노동당 제공
카드 빚에 끼니 걱정하는 쪽방촌 3급장애인

서울 용산구 동자동 남산 자락에 있는 허름한 건물 2층에 김원호(70)씨의 ‘쪽방’이 있다. 남자 어른이 누워 몸을 쭉 펴려면 대각선으로 누워야 할 정도로 비좁다. 천장 한가운데가 반쯤 부서져 있고, 화장실은커녕 수도도 없다. 김씨가 이곳에 온 것은 4년여 전. 20여년 전 척추를 다쳐 기초생활수급권자가 된 김씨는 정부에서 받는 32만원과 사회복지관에서 받는 1만∼2만원 가량의 지원이 월수입의 전부다. 이 중 쪽방 월세 19만원이 빠지면 남는 돈은 15만원 정도. 그나마도 온전히 생활비로 쓸 수가 없다. 빚을 갚아야 하기 때문이다.

변제 능력이 부족한 기초생활수급권자인데도 2000년 신용카드를 발급받은 김씨는 3년 뒤 신용불량자가 됐다. 김씨는 2004년 신용회복위원회에 개인워크아웃을 신청했고, 한달에 14만원씩 빚을 갚도록 채무 조정을 받았다.

결국 한달에 쓸 수 있는 돈 15만원 가운데 14만원을 카드 빚을 갚는 데 써온 김씨는 대신 끼니를 굶어야 했다. 인근 한남동에 있는 사회복지관에서 먹는 무료 점심이 김씨에게 보장된 유일한 한 끼다. 복지관이나 교회에서 나오는 라면, 반찬 등을 기다리기도 하고, 파고다 공원으로 무료 배식을 찾아가기도 했다. 방법이 없으면 그냥 굶어야 했다. 2006년께 다시 채무 조정을 통해 갚아야 할 돈이 한달에 8만4천원으로 줄었으나, 생활은 여전히 어렵다. 김씨는 “지금도 하루 식사 한 끼에 라면 한 끼 정도로 때운다”고 말했다.

김씨는 5월에야 민주노동당 경제민주화운동본부의 도움을 받아 개인파산을 신청했다. 김씨는 “판결이 11월께 나온다고 하는데, 돈을 언제 또 얼마나 갚아야 하는 것인지 아직 모르겠다”며 고개를 흔들었다.

20일 김씨의 집을 방문한 민주노동당 권영길 대선후보는 “저소득층에 대한 사회복지제도와 주택정책이 실질적인 도움을 주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민주노동당 이선근 경제민주화운동본부장은 “기초생활수급권자인 김씨가 정부 지원금을 주거 비용과 채무 변제에 모두 쓰고 있는 것은 우리 사회 저소득층의 현주소를 보여준다”고 말했다.

최원형 기자 circle@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사회 많이 보는 기사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1.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2.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3.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4.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5.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