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주류 내몰고 동국대 이사장 차지
‘장윤 해임’ 계기 의혹 불거져…변씨 다니던 보광사 주지와 같은 파벌
‘장윤 해임’ 계기 의혹 불거져…변씨 다니던 보광사 주지와 같은 파벌
변양균(58) 전 청와대 정책실장의 신정아(35)씨 비호 의혹과 관련해 동국대 이사장인 영배 스님이 의혹 규명의 핵심 인물로 떠올랐다.
신사적이고 일 처리가 매끄러운 이미지의 영배 스님은 1997년 <불교방송> 상무에 임명되면서 종단 안에 얼굴을 알리기 시작했다. 몇년 뒤인 1998년 월하 종정을 내세운 통도사 쪽 세력이 반기를 들어 종단에 내분이 일어났을 때, 그는 통도사 문중에서 유일하게 총무원 쪽 손을 들어줬다. 이후 서울 강서구 개화산 약사사 주지에 임명된 것도 이때 세운 공이 인정된 결과라는 후문이다.
이후 영배 스님은 현 동국대 이사인 영담 스님 등과 함께 조계종 총무원장을 지낸 정대 스님을 2003년 새 동국대 이사장으로 옹립하는 데 공을 세웠다. 이사장 취임 1년이 채 안된 상태에서 정대 스님이 입적했지만, 영배 스님은 영담 스님 등과 함께 기존에 동국대를 장악하고 있던 직지사단 계열 이사들을 한 명씩 축출해 나갔다. 결국 그는 종단에 제대로 얼굴을 알린 지 10년도 채 안된 지난해 5월 종단에서 총무원장 다음으로 힘있는 자리인 동국대 이사장에 취임했다.
이렇듯 짧은 시간 안에 큰 성취를 이룬 영배 스님이었지만, 이 과정에서 입은 상처들도 적지 않았다. 지관 현 총무원장 등 종단의 주류인 직지사단과 대립하면서 2005년엔 물리적 충돌을 빚기도 했다. 지난 5월에는 마지막까지 껄끄러운 관계였던 직지사단 소속의 장윤 스님을 이사직에서 해임시켜, 결과적으로 장윤 스님으로 하여금 신씨의 거짓 학위 의혹 등을 외부에 제기하도록 만들었다. 스스로 ‘제 발등을 찍은’ 모양새가 된 셈이다.
영배 스님과 변 전 실장과의 관계와 관련해선 변 전 실장이 신자로 등록한 경기 과천시 보광사 주지인 종훈 스님이 주목을 받는다. 종훈 스님은 종단 안에서 영배 스님과 같은 파벌에 속해 있기 때문이다.
조연현 종교전문기자, 이순혁 기자 hyuk@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