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24일 밤 연세대 총장 공관 직원들이 서울 연희동에 모여 총장 부인이 학부모에게 돌려줄 자금 마련을 논의한 뒤, 정아무개씨가 모임을 주도한 강아무개씨한테 이튿날 3천만원을 보낸 입금표.
연세대 총장공관 직원등 편입필기 합격발표 전날 긴급 모임
참석자 “총장공관 강씨, 사모님 문제라며 부탁…3천만원 송금”
강씨는 “집 공사비로 빌린 것…이자 200만원과 함께 갚아”
참석자 “총장공관 강씨, 사모님 문제라며 부탁…3천만원 송금”
강씨는 “집 공사비로 빌린 것…이자 200만원과 함께 갚아”
정창영(64) 연세대 총장 부인 최윤희(62)씨가 김아무개(50)씨로부터 딸의 치의학과 편입학을 부탁받으며 받은 2억원을 돌려주는 과정에서, 급히 돈을 마련하기 위해 지난 1월24일 밤 총장 부부와 친밀한 관계를 맺고 있는 극소수의 사람들이 모임을 연 것으로 밝혀졌다. 이 자리에서도 2억원이 편입학과 관련된 돈이라는 얘기가 오갔다고 한 참석자가 전했다.
이들이 모인 1월24일은 연세대 편입학 필기시험 합격자 발표가 나기 전날이다. 학부모 김씨는 “총장 부인이 합격자 발표 전날인가 발표 당일 전화로 불합격 사실을 알려와 돈을 돌려달라고 요구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 모임에 참석한 정아무개씨는 29일 “그날 저녁 8∼9시께 총장 공관에서 일하는 강아무개씨가 전화해 초조한 목소리로 ‘혹시 돈 가진 것 없느냐. 급전이 필요하다’고 했다”며 “통장에 3천만원이 있다고 하니 강씨가 ‘사모님 문제로 그런다. 좀 쓰자’고 말해 승낙했다”고 말했다. 그는 “연희동 임아무개씨 집으로 오라고 해 가서 조금 기다리니, 강씨와 장아무개씨가 들어왔다”고 전했다.
임씨의 집은 서울 연희동 ㅇ갈비 5층이다. 임씨는 연세대 교직원 식당을 운영하다 그만뒀으며, 정창영 총장이 총장 선거에 나올 때 그를 도와준 것으로 알려졌다. 임씨 집을 찾은 세 사람은 총장 공관에서 요리, 조경, 공관 관리 등의 일을 하고 있다.
임씨는 “올해 초 우리 집에서 모인 적이 없다”고 말했지만, 그의 부인은 “강씨 등 네 사람이 1월에 우리 집에서 모인 것은 사실”이라며 “나는 주방에 있어 얘기에 끼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 자리에서 강씨가 임씨한테 “7천만원을 구해달라”고 했지만, 임씨는 “사모님과는 금전거래를 못 하겠다. 도대체 무슨 일로 이 밤중에 난리냐”고 되물었다. 그러자 강씨는 “우리는 터놓고 얘기해도 되는 사이니까”라면서, 총장 부인이 치의학과 편입학을 부탁했다가 떨어진 학부모한테 돈을 급하게 돌려줘야 한다는 사실을 설명했다고 한다.
정씨는 “임씨는 당시 ‘지금은 돈이 없어 밖에서 구해 보겠다’며 방으로 들어가 누군가한테 전화를 했다”며 “나도 부탁을 받고 다음날 낮 12시께 바로 3천만원을 강씨한테 송금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강씨는 “1월 초 집 공사를 하는 데 돈이 필요해서 정씨한테 3천만원을 빌렸다”며 “5월 중순께 전세가 들어와 공사비를 계산하고 조금 있다가 정씨한테 3천만원과 5개월치 이자 200만원을 줬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씨는 “집 공사가 이유였으면 빌려 주지도 않았을 것”이라며 “이후 편입학 관련 내용을 친분이 있는 몇 사람한테 얘기했는데, 그 뒤 강씨가 4월27일께 3천만원을 보내고 한달 뒤 전화로 ‘이자’라며 200만원을 보내기에, 자기가 돈을 빌린 것처럼 꿰맞추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한편, 강씨는 “학교 행사나 총장 공관에서 주방 일을 하고 (총장 부인 최씨와 학부모 김씨를 소개한) 최아무개(77) 할머니도 알고 있지만, (1월에 모인 것은) 모르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날 모임에 참석한 것으로 알려진 장아무개씨는 “기억이 없다”고 말했다. 노현웅 이완 기자 golok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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